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 초 중국의 대표 CDMO 기업인 우시 앱텍과 우시 바이오로직스, 진스크립트 등이 PSCI 공급기업 파트너십에 가입했다.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통해 중국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PSCI는 2013년 미국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머크(MSD), 애브비,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 소재한 80개 이상의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CDMO사 스위스 론자와 일본의 AGC 등도 회원사이며,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도 가입했다.
이 단체는 의약품 분야에 특화된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책임있는 비즈니스 관행과 공급망 관리 표준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PSCI의 공급기업 파트너십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PSCI 회원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감사보고서와 함께 기업의 ESG경영 환황 등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회원사들에게 공유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은 그간 바이오업계에서 폐쇄적인 행보를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공급망 내에서 협력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SCI에 가입할 경우 공급망 관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는 동시에 감사 프로그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이 PSCI 가입을 토대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투명성을 강조하며, 대외적 압박을 견뎌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CDMO 기업 지원책을 담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출범한 국가바이오위원회는 CDMO 생산능력 세계 1위 확보를 위한 산업계 지원을 중요한 어젠다로 포함시켰다. 한지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CDMO기업을 지원하는 법적 체계를 구축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공급망 확보에 기여하자는게 골자다. 법안에는 CDMO 생산시설 구축·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기술 지원과 바이오의약품 수출 활성화를 위한 수출 제조업 신설·GMP 적합 인증 근거 마련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바이오의약품 CDMO 업계의 지형 변화 속에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바이오의약품 CDMO 기회를 잡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본격화됐다. 미국은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1위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은 의약품 위탁 연구·개발·생산(CRDMO)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위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제조시설을 확장 중이다. 일본·인도 등도 국가적 차원에서 CDMO분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로 올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3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48억달러(한화 약 35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13%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로 제조·서비스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CDMO분야에서 계속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업계의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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