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연금 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2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11월(1275건)보다 18.2% 증가한 15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월(1606건)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월별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작년 9월 869건으로, 2023년 9월(779건) 이후 최저를 기록한 뒤 △10월 1070건 △11월 1275건 △12월 1507건 등 매달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주택연금에 이미 가입해 있다가 해지하는 경우는 감소했다.
작년 12월 주택연금 중도 해지는 11월(319건)보다 2.5% 감소한 311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3월(297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별 주택연금 해지는 작년 7월 376건으로, 2021년 11월(407건)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연말까지 점차 감소 곡선을 그렸다.
과거 부동산 시장 침체 때는 주택연금 신규 가입 수요가 높아지고, 반대로 주택 매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를 때는 가입자 이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집값이 꺾이는 시기에는 연금에 새로 가입하거나 기존 가입을 유지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중도 해지는 고객 선택에 따른 것으로 구체적인 사유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주택가격 등락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11월보다 0.09% 내리며 6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작년 10~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유지에 의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 여파가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 모습이다.
올해 1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0% 수준으로, 작년 8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1를 기록했다. 작년 5월(1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월별 주택가격전망 CSI는 작년 9월 119로,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10월 116 △11월 109 △12월 103 등으로 하락 곡선을 그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 주택 시장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도 보수적으로 보면 올해 '상저하중' 정도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함 랩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이례적으로 저조한 편이고, 오는 7월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도 시행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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