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0%로 집계됐다. 이는 KB가 2022년 11월 전면적으로 시세 조사 표본을 확대 개편한 이후 최고치다.
2023년 4월 50.8%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올해 1월 54.1%로 오르며 역시 2022년 11월 표본 개편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가율 상승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여파로 매매시장이 상대적으로 침체한 영향이 큰 것이라는 분석이다.
KB 조사 기준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55% 내리며 하락세가 지속된 반면, 전셋값은 2.07% 올라 10개월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은 1월 들어 매매가격이 3.11% 오른 것으로 조사됐지만 전셋값 상승폭은 6.18%로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립주택의 전세가율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월 전국과 서울의 연립주택 전세가율은 각각 69.8%, 70.1%를 기록하며 각각 KB 표본 개편 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세사기 후폭풍으로 빌라 전세 수요 감소와 함께 전셋값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KB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25% 올랐으나 전셋값은 0.40% 떨어지며 2023년 5월 이후 1년 8개월째 하락 곡선을 그렸다.
빌라 전세가율 하락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한 영향도 있다.
빌라 매매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공시가격의 126%' 수준으로 강화된 보증 가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낮추는 임대인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가율 상승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갭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의 절대 전세가율이 낮고 매매시장이 침체한 상태여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시장이 회복되고 전세가율이 더 오르면 갭투자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전세가율 흐름은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동이 주거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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