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국 7위로 보편관세 대상… 삼전 등 비상대책 회의 '분주'
미국 투자 걸림돌은 '임기 4년'… 정책 불확실성 딜레마 빠져
미국 투자 걸림돌은 '임기 4년'… 정책 불확실성 딜레마 빠져
![[기획] `관세포탄` 한국도 사정권… 기업들 `초비상`](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302100332064001[1].jpg "[기획] `관세포탄` 한국도 사정권… 기업들 `초비상`")
국내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생산기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했는데, 트럼프 2기 정부 임기 4년 때문에 미국에 또 투자를 하는 게 맞는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이 이제 막 포문을 연 만큼, 미국 수입국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국도 조만간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대미 무역수지 흑자 역시 557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 매일 비상대책 회의=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국내 업체들은 수시로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각 사업부 별로 매일 대책회의를 열고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 대응을 위한 대응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중국과 함께 캐나다·멕시코를 대상으로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등 국내 가전·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핵심 생산 거점이다.
배터리 업체들도 이번 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포스코퓨처엠, 솔루스첨단소재 등은 캐나다에 합작 공장 또는 자원 개발을 진행 또는 추진 중인데, 대부분이 북미 완성차를 대상으로 한 투자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미국으로 수출될 때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생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해 배터리 가격 역시 상승하고 결국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해 미국 내에서 생산해도 수출 부담은 똑같이 커져 배터리 가격만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항구 아인스 연구위원은 "현재 배터리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에 비해 '을(乙)' 위치에 있어 가격 협상력이 크지 않다"며 "이미 적자인 배터리 기업들은 손실을 그대로 또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당초 글로벌 생산기지를 활용해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국가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시나리오별 대응 카드가 대거 줄어든 모습이다.
◇정책 불확실성에 투자도 딜레마= 기업들의 대응 시나리오로는 우선 대미 투자를 늘려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법이 꼽힌다. 삼성·LG전자는 2018년에도 트럼프 1기의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에 대처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린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인 만큼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권이 바뀔 수 있고, 만약 공화당이 집권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미 철강노조(USW)와 석유화학업계 단체(AFPM)도 강력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또 캐나다 정부와 주지사 등은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는 등 강한 반대를 표명해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더라도, 오래지 않아 정책이 바뀔 경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진다.
여기에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지 등의 리스크도 잔존해 국내 기업들을 더욱 옥죄는 요소다.
◇韓도 보편관세 대상될 수도= 일부에서는 이번 트럼프 2기의 보편관세 부과가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보편 관세가 적용된 멕시코, 중국, 캐나다는 미국의 수입국 상위 1~3위를 차지하는데 7위인 한국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이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수출액이 222억~448억달러 감소, 국내총생산(GDP)은 0.29~0.69%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장우진·박한나기자 jwj17@dt.co.kr
![[기획] `관세포탄` 한국도 사정권… 기업들 `초비상`](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302100332064001[2].jpg "[기획] `관세포탄` 한국도 사정권… 기업들 `초비상`")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