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나침반] 커버드콜부터 도지까지…SEC 허용범위 어디까지?

입력: 2025-02-02 12:59 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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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 '딥시크 쇼크' 등 굵직한 매크로 이벤트에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만달러가 붕괴됐고,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의 약세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횡보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 심사를 받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모인다. 현물 ETF의 범위가 넓어지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지만, 승인이 불발될 경우 기대와 달리 기존의 규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1BTC당 10만13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3.1% 낮아진 가격이다.

지난 1주일간 비트코인 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27일 9만8000달러선까지 내리며 10만달러가 재차 붕괴된 뒤 10만~10만5000달러를 오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식과 행정명령 서명 이후 디지털자산 시장은 후속 뉴스를 기다리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10만달러 선에서 움직임을 멈추며 가격변동이 제한됐지만, 알트코인은 차익실현이 이어지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진정세를 보이며 3%대 하락에 그친 반면 이더리움(-4.9%), 리플(-5.7%), 솔라나(-14.8%), 도지(-11.3%) 등 시총 상위 대부분의 자산 낙폭이 비트코인을 웃돌았다.

가상자산 현물 거래량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1754억3000만달러(약 255조8295억원)로 올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21일(6566억7000만달러) 대비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관 중심 현물 ETF에 유입되는 자금도 대폭 감소했다. 전주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 자금은 17억달러가 넘었지만, 지난주 5억6000만달러로 3분의 1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1주일새 순유출로 돌아섰다.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제도권에 편입되는 속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알트코인에 비해 상승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체코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중앙은행 보유고 다각화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보유고의 5%까지 편입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선언한 뒤 민간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도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두가 2~5% 비트코인 자산배분을 목표로 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50~7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정책조차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노동 지표 발표가 남아있고, 해당 지표에 따라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 변화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신규 가상자산 ETF 신청도 향후 시장 방향성을 결정지을 요인으로 꼽힌다. SEC 수장에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인사가 임명된 만큼 시장의 기대는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과도하게 높은 변동성 등을 이유로 SEC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BTC 커버드콜, 라이트코인 현물, 리플, 도지코인, 라지캡 등 다양한 형태의 ETF가 신청됐다"며 "SEC 승인 여부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 내 신규 자금 유입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