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거센 빅테크 공세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네이버의 입지를 크게 흔들었다.
3일 인터넷트랜드의 검색엔진 점유율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네이버가 점유율 1위를 지키진 했지만 2위인 구글과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2022년 연간 평균 검색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61.20%, 구글이 28.55%였으나 2023년에는 네이버 58.16%, 구글 31.87%, 지난해에는 네이버 58.12%, 구글 33.03%로 격차가 좁혀졌다. 또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도 구글이었다. 구글의 사용자수는 지난달 3910만5839명으로, 전달보다 228만7403명(6.21%) 늘었다. 지난해 12월 사용자가 가장 많은 앱은 유튜브였다. 유튜브의 MAU는 4682만9531명, 2위인 카카오톡은 4550만198명, 3위인 네이버는 4377만602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되레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매출 10조원을 달성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10조원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네이버의 저력은 무엇일까. 네이버와 업계는 탄탄한 기초와 시의적절한 변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네이버 제공
◇ 성장으로 증명한 네이버
네이버는 오는 7일 지난해 4분기를 비롯한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연간 실적이 10조 6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한 1조96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광고 성수기 효과 및 홈피드, 클립 등의 높은 광고 효율성에 따른 광고매출 증가, 커머스 매출 증가, 웹툰 매출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네이버는 특히 모든 서비스 분야에 AI를 도입하고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떠나려는 이용자들을 붙잡았다. 먼저 네이버 앱 내 '서치피드' 기능을 추가해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서치피드는 사용자 관심사와 관련된 새로운 트렌드를 연속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네이버는 딥러닝과 AI가 분석한 사용자 특성을 바탕으로 피드형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월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가 64.6%, 구글이 27.1%로 다시 벌어지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뿐 아니라 기존 네이버쇼핑의 맞춤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도 선보였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2001년 5월 출시한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 중 하나다. 2018년 스마트스토어로 개편한 뒤 70만개가 넘는 SME(소상공인·중소기업)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이용자의 쇼핑 목적과 취향에 따라 상품을 추천하고, 혜택과 프로모션, 쇼핑 관련 콘텐츠까지 제시하는 초개인화 AI 쇼핑서비스다. 커머스 서비스 강화는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 실적은 2조8958억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2조5468억원 대비 13.7%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네이버스토어플러스 앱을 출시할 경우 커머스 부문 매출을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1월11일 코엑스에서 열린 '단24 통합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빅테크와 대비되는 사회적 책임
네이버의 '10조 클럽' 입성이 단순한 외형적 성장의 효과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업계는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경으로 '사회적 책임'과 '이용자 신뢰'를 근간에 두고 사업을 영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SME와 크리에이터의 지속 가능한 성공을 지원하고자 2016년 '프로젝트꽃'을 시작한 것에 더해 지난해는 국내 AI 생태계 성장을 돕는 '임팩트 펀드'를 신설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6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프로젝트 꽃'을 확대한 네이버의 '임팩트 프로젝트'는 누구나 AI를 비롯한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테크 임팩트, 고유한 아이디어와 상품을 개발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비즈니스 임팩트,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건강한 커뮤니티 조성에 기여하는 △커뮤니티 임팩트 부문으로 나눠 추진된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비영리 교육기관인 '네이버 커넥트재단'을 통해 향후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AI 교육 커리큘럼 확대 및 AI 생태계 필수적인 인재 육성에 나선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진행한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4'에서 '프로젝트 꽃'의 성공경험을 AI 생태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2017년 시작한 '분수펀드'는 현재까지 6년간 약 5800억원을 SME와 창작자 생태계에 투자했다. 'SME 브랜드 런처' 프로그램에 참여한 SME의 거래액은 평균 50% 증가했고, '브랜드 부스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작자의 거래액이 102%까지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빠른정산' 서비스는 지난해 9월까지 41조7000억원의 선지급 정산대금을 지원하며 약 1820억원의 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도 했다.
2005년 출시한 '해피빈' 서비스에서도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을 엿볼 수 있다. 해피빈은 출시 후 현재까지 누적 약 2700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하며, 더 쉽고 간편한 기부문화를 조성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꾸준히 기여해왔다.
네이버는 또한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2023년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네이버 자율규제위원회를 출범했고, 지난해 총 10차례의 정기회의를 열어 △약관 개정 △다크패턴 △허위·악성 리뷰 △분쟁조정기구 등 다양한 주제를 점검하고 네이버가 자율적인 점검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최초로 RE100과 EV100에 가입했고, 현재 제2사옥 1784와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재생에너지를 활용 중이다. 법인세 납부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플랫폼들과도 비교된다. 네이버는 2023년 4964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으나 구글코리아의 경우 네이버의 3.1% 수준에 불과한 155억원을 납부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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