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2026년 양극재 생산목표'를 지난해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낮춘데 이어 올해는 17만톤으로 다시 낮췄다. 전기차 캐즘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기존 케파를 2년 연속 하향 조정한 것이다.
LG화학은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기존 계획인 '2025년 17만톤, 2026년 20만톤'에서 '올해 15만톤과 내년 17만톤'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만 해도 28만톤을 자신했지만 일년 만에 두 번의 하향 조정을 거쳐 목표치는 반토막이 됐다.
차동석 LG화학 사장은 "기존 캐파 운영의 최적화로 가동률을 향상시키는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중장기 캐파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리튬인산철(LFP) 투자를 포함한 신증설 투자는 수요와 경쟁력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보다 유연하게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전기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방 시장의 성장성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전기차 정책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조치다. 메탈 가격의 약세 또한 이어지면서 매출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당장 올해 1분기 양극재 출하량을 전분기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전기차 정책 관련한 불확실성 증대와 전기차 탄소 배출 규제 완화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친환경 정책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완성차 고객사들의 보수적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LG화학은 작년 한 해 연결기준 매출 48조9161억원과 영업이익 91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63.8% 감소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은 2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분기 적자는 2019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CAPEX) 역시 2~3조원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 규모를 4조원에서 2조원대 후반대로 하향 조정한 이후 엄정한 투자 관리로 지난해 설비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줄여 지난해 2조3760억원을 집행했다.
차 사장은 "올해는 전방 시황과 수요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2조원 후반대로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양극재 투자는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물량이나 완성차업체들의 물량 계획에 맞춰 라인별 양산 시점 조정 등으로 기존에 투자해 놓은 케파의 가동률을 우선적으로 제고해 신규 투자를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 테네시 공장은 기존 대로 2026년 하반기 양산 후 순차적으로 캐파 확대 계획을 유지한다. 친환경 서스테인빌리티 소재 사업은 시장 개화 속도의 지연에 따라 수요 성장성이 담보되는 영역에 한해서만 신중히 선별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어 "올해 투자 우선순위를 더욱 정교하게 조정해 투자를 감축하고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또 보유 자산의 효율화를 적극 검토함으로써 올해도 캐시플로우의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