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대표 "헌재, 절차·과정으로 중립·공정성 입증이 '빠른 판결'보다 우선"
"明 2년반 재판지연에 툭하면 조퇴, 국민 사법부에 민감…급히먹는 밥 체해"
강성親明 "내란찬탈세력, 친문·수박·똥파리" 막말도 비판…"尹·明은 쌍둥이"
친연(親이낙연)계 새미래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고 재확인하면서도, 헌법재판소가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탄핵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지자체장 시절 비위 혐의 등으로 받는 형사재판 진행과도 비교하며 속도 조절을 촉구한 모양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민주당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헌재 중립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헌법재판관들의 소신과 양심을 의심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여전히 신뢰한다"면서도 "현재 전개되는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헌재 측은 '재판관의 주변 관계와 재판 결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변론)준비기일 결정 과정에서 피청구인(대통령) 측 요청이나 견해가 일방적 무시되거나 묵살된단 인상을 줬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바라고, 당연하다고 믿는 입장에서도 이렇다"며 "지난 2년 반 이재명 대표 재판이 지연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지켜봐 온 현실을 고려할 때 사법부 공정성 문제에 더욱 민감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탄핵심판과 내란죄 형사재판이 겹쳐 주 4회 재판이 진행돼 '피청구인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도 단순 묵살할 일이 아니다"며 "이 대표의 경우도 주 3회 재판 일정에 항의하고 비판여론이 조정되자 주 2회로 조정됐다. 그런데도 김동현 판사는 툭하면 (이 대표의) 조퇴를 허용해 재판을 마냥 지연시킨다"고 대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헌재와 형사재판부는 성격이 다르지만 일반국민 관점에선 모두 같은 사법부"라고 상기시켰다. 전병헌 대표는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의 국회 선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불(不)임명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과, 앞서 대통령 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사건 경중을 짚었다.
그는 "시기적으로나 중요도에서 볼 때 한덕수 총리 탄핵심리가 윤 대통령 탄핵은 물론 헌재 재판관 충원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국가적 혼란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헌재의) 압박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나, 공정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서두른다면 오히려 탄핵 판결 이후의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도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이어 "공정성을 신뢰하란 일방적 주장보단, 절차와 과정으로 헌재의 중립성·공정성을 확실히 입증하는 게 빠른 판결보다 우선"이라며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판결을 내린다면 단순한 폭동이나 내란 수준을 넘어 내전 수준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급히 먹는 밥은 체하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지난 2024년 4월2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대통령실 홈페이지 사진>
서효영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등에서)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하고, 죗값을 받아야 할 한 당의 대표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판결이 '속전속결'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가세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기본사회' 등 정체성 정책 번복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단 한마디 반박조차 없다"며 1극 체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전 대표는 "거대양당의 장군멍군식 쇼 정치에 이제 국민들은 신물이 난다"며 양당에 모두 각을 세웠다. 새민주당은 이날 김양정 수석대변인 논평으로도 "이재명과 윤석열, 실패를 남탓으로 돌리는 쌍둥이의 시간은 이미 끝이 났다"며 "윤석열과 이재명은 '한쪽은 파란색, 다른 쪽은 빨간색 옷을 입은 같은 얼굴'의 쌍둥이"라고 날을 세웠다.
초점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선 패배 돌리는 강성 친명(親이재명)에 맞춰졌다. 김양정 수석대변인은 "이재강 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명계 인사들을 '내란 찬탈 세력'이라 지칭하고 '친문(親문재인)이든 수박이든 똥파리든 그 입 다물라'고 썼다가 삭제했다"며 "당내 다른 목소리는 끔찍하게 여기고 배척한다"고 했다.
그는 "비판과 자성이 두려운 정당은 썩은 살을 도려내기보다 고름 위에 반창고를 붙여가며 '잘 가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쯤 되면 민주당은 공당이라기보단 민주주의 꼬리표를 단 '이재명 무리'에 가깝다"며 "전임 정부 그림자를 핑계삼고 내부 고언은 배신으로 낙인찍는 행태를 보면 윤석열의 '전 정권 탓' 시리즈가 떠오른다"고 빗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