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지는 작년 12월 31일 입주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실시공 문제가 심각해 현재까지 입주민들이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 예정 날짜에서 1개월이 훌쩍 넘은 것이다.
3일 본보 취재 결과, 지난 31일 진행된 입주자 사전점검 현장에서 박쥐가 출몰했다. 싱크대 배수구 쪽에서 박쥐가 발견이 됐는데, 어떻게 세대 안까지 들어왔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04동 303호에선 싱크대 물이 역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입주민들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이거 진짜 현실이에요?", "진심 이건 제보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오후에 글 보고 충격 좀 받았네요. 집안에서 얼마나 파닥 거렸을지", "제발 합성이라고 해줘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수문제도 논란이 됐다. 단지 내 지하주차장 천장, 세대 내 베란다, 비상계단 외벽 등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하주차장 벽면, 104동 옥상, 301동 PIT층 벽체 등에선 균열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단 난간 미설치, 단지 내 도로 미포장 등 '미시공'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입주민들은 외벽 도색이 모델하우스와 다른 '도색 불량' 문제도 지적했다. 2, 3단지 사이에 조경 구간 미조성, 304동 세대 기울기 의심 등과 관련해서도 시공사 측에 정밀 안전 진단 필요성을 요구했다.
김광호 태스크포스(TF) 대표는 시공사 측의 책임 회피 문제에 대해 비판했다. 시공사 측이 부실시공 문제와 관련해 입주민들과 쌍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적 통보를 했으며 입주민 협의체와 협의한 사항을 불이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정확한 원인 분석 및 적합한 공법 선정 위해 전문가들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TF 측은 지속적인 단지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단지 전체에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지금까지 발생한 각종 하자문제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입주 예정자 협의회 구성 △증거 자료 수집 △전문가·언론 활용 △관할 지자체에 민원 제기 및 행정지도 요청 등을 중점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은수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경남기업 측에서 중도금 이자 발생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고 1, 2월에 이사가 확정돼서 입주한 세대는 개별 파악해서 약 100만원의 추가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며 "부실시공 때문에 이사를 2, 3번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같은 금액은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이에 대한 협상이 명확히 매듭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전점검이 진행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입주민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는지 경남기업 측에서 고객센터에서 입주민들에게 '증빙을 해주면 손해 본 것에 대한 실비를 지급하겠다'는 전화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상 문제는 둘째 치고 지금 입주해서 들어갈 상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주 문제와 관련해 진행한 설문 조사가 내일 마감된다"며 "지금까지 결과는 약 80%가 기약속된 대로 안전한 집이 만들어지면 입주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남기업 소속 현장 관계자는 "누수문제는 대부분 마무리가 된 상황"이라며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 계속 작업 중이며 오는 6일까지 다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세대 내 발코니에서 누수가 비치는 곳이 있는데, 이는 고무로 된 파이프가 잘못 설치돼 발생한 문제다. 전체 세대의 파이프를 다 뜯어서 다시 끼우는 정비를 진행 중"이라며 "지하주차장 누수문제도 6일까지 다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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