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월 임시국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건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민생 주도권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 및 대정부질문 일정과 함께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 등 4건의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오는 10~11일에 있을 예정이다. 12일에는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13일 경제 분야, 1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와 특검법,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 등에 대해 서로 공세를 주고받아 왔다.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재판이 모두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번 임시회는 민생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지난 2개월간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위기감 속에 민생과 미래 의제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멈췄다"며 "그 시간을 만회하는 2월 임시국회가 돼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21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22대 국회는 더 많은 본회의를 열었지만 처리된 법률안은 오히려 적었다"며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 간 논쟁과 주장은 있었지만 정작 입법을 위한 여야의 협력이나 협상은 크게 부족했다는 의미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우 의장은 이번 임시국회 과제로 △조기 추경 합의 △민생 입법 속도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성장 동력 확충 세 가지를 거론했다. 다만 여야가 앞세우고 있는 최우선 이슈의 순서에는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은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해 에너지3법(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을 최우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을 최우선 과제로 내밀고 있다.
여야는 각각 자신들이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안건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언급하며 "느닷없이 친기업을 외치니 어느 국민들이 이것을 믿겠나"라며 "진심이라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에너지3법 등을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안에 대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얘기하지만 무자비하게 민생예산을 삭감한 것은 바로 윤석열 정부"라며 "신속한 추경편성, 민생법안 처리, 국정 협의체 운영에 적극 나서는 것이 국민과 민생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4일 정부와 여야 실무진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 실무협의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9일 단 한 차례 실무협의가 진행된 이후 약 한 달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여야 정책위의장과 정부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여하는 이번 실무협의에서는 국민의힘의 최우선 과제인 민생 경제법안과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인 추경 편성 여부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개회식 및 본회의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