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AI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의 기술 봉쇄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최근 급부상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를 예로 들며, 미국이 추진하는 대(對)중국 기술 제재가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中 유엔대사, "딥시크가 미국 기술 봉쇄 무력화 입증"
푸총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딥시크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기술 봉쇄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교훈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개방과 협력을 지향해야 하며, 이는 기술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더 많은 금지나 폐쇄가 아니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국이 이번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아 한 달간의 활동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관련된 질의가 집중됐다.
푸 대사는 "화웨이의 사례를 보라. 틱톡을 보라. 이제는 딥시크 차례"라며, 미국이 중국 기술 기업들을 견제하려 해도 중국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이를 돌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AI 발전에 美·中 협력 필수…분열은 위험만 증가"
그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열은 위험을 증가시키고 이익을 감소시킬 뿐이며, 이는 미국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중국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창의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중국의 기술적 자립과 혁신 능력이 미국의 제재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 "화웨이·틱톡 넘어 딥시크까지…美 봉쇄 무력화 전략 가속"
화웨이는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자체 개발한 7nm(나노미터) 칩을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미국의 제재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 틱톡 또한 미국 내 금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제 딥시크가 AI 분야에서 급부상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기술 봉쇄 전략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제재에도 자립하는 中 AI…기술 패권 경쟁 계속될 듯
푸 대사의 발언은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AI 칩을 포함한 반도체 및 핵심 기술 수출을 제한하며 중국의 AI 개발을 억제하려 하고 있지만, 중국은 자체 기술력과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술 봉쇄를 강화할수록, 중국은 더욱 빠르게 기술 자립을 꾀할 것"이라며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중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