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부문 VP(부사장)는 4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행사에서 "넷플릭스 전세계 가입 가구수가 3억명이 넘어 약 7억명 이상이 보는 플랫폼인 만큼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갖춰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도 한 상 가득 차린 것처럼 특별한 취향을 만족하는 엄선된 작품들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넷플릭스는 영화, 예능, 시리즈 등 세 분야에서 약 40여개의 K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그간 K콘텐츠 흥행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청자 층을 넓혔다.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 인기는 시즌2로도 넘어갔다. 후속작인 '오징어 게임2' 또한 넷플릭스 역사상 두 번째로 인기 있는 비영어권 콘텐츠에 올랐다. 이 기세를 타고 '오징어 게임3'를 오는 6월 27일 공개한다. 오겜의 인기를 이은 '더 글로리'의 김은숙 작가의 복귀작 '다 이루어질지니'도 올해 기대작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올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계시록'부터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인 '이 별에 필요한' 등 7개의 한국 영화를 선보인다. 예능에도 새 포맷을 도입하는 등 콘텐츠에 힘을 줬다. '솔로지옥' 시즌 4부터 새 연애 리얼리티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싶어'부터 '피지컬: 100'을 키운 '피지컬: 아시아'를 공개한다. 특히 이날 넷플릭스는 아시아 대표 선수들이 국가 대항전을 펼치는 피지컬: 아시아에 필리핀 복싱 영웅으로 꼽히는 매니 파퀴아오 출연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나영석 PD와도 첫 협업해 4분기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새 포맷인 일일 예능도 시도한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홍김동전'을 '구개념' 캐릭터 버라이어티쇼인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가 일일 예능으로 재탄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이유와 박보검이 만나 화제가 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4막으로 구성된 이야기로, 4주간 걸쳐 공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유기환 논픽션 부문 디렉터는 "예능 팬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매일매일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일일 예능을 새롭게 시도하고 대세감이 있는 굵직한 예능 시리즈들을 균형감 있고 '이븐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내에서도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콘텐츠로 선두 자리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전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4분기 약 1900만명 순증해 총 3억163만명을 기록했다. 유료 가입자 수 3억명 돌파는 글로벌 OTT 업계 중 처음으로 달성한 수치다.
질 높은 콘텐츠를 위한 제작비 투입,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멤버십, 이동통신사와 결합상품, 광고형 요금제, 오프라인 콜라보레이션 상품 출시 등 다양한 시도도 이어간다. 최근은 지상파 SBS와도 협업해 오래된 K콘텐츠를 수급해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고 있다. 강동한 VP는 "작품의 크기나 공정 기간 등을 고려해 투입하는 제작비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토양이 될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장 상황에서 따라 (제작비가) 결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가 시도한 광고형 요금제, 네이버 멤버십 등은 유의미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자 가운데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55%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광고 요금제를 포함한 주요 넷플릭스 요금제 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한국 요금 또한 인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 VP는 "넷플릭스는 2021년 이후 한국 요금을 올린 적이 없고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요금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했다"며 "지금 (요금제 인상을)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축전을 통해 "올해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큰 한 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특히 한국 콘텐츠는 다양하면서도 매력적이며,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미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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