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1.5만장 구비 목표 밝혀
딥시크 대응 AI격차 좁히기 속도
딥시크 대응 AI격차 좁히기 속도
'딥시크 쇼크'로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힐 가능성을 엿보면서 주요 국 정부와 AI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AI 3대강국(G3) 도약'을 목표로 설정한 우리 정부도 최대한 빠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급 등 지원책을 펼쳐 골든타임을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갖고 "국가AI위원회 출범 당시 2030년까지 GPU 3만장 확보 목표를 발표했는데 그 이후 (오픈AI o1·o3, 딥시크 출시 등) 기술 발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2030년이 아니라 2026년 말, 늦어도 2027년 초까지는 3만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그 중 절반인) 1만5000장 정도는 구비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원래 2030년까지 국가 재원을 쓰기로 한 것을 앞당기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국가예산 677조원 중 1조원 정도를 AI에 쓰는 게 무리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더 쓸 수 있으면 더 써야 되는 게 맞다"면서 "최근에 프랑스는 국가 자금으로 5조를 썼다"고 덧붙였다.
'딥시크 쇼크'를 일으킨 중국은 2030년 AI 핵심산업 규모 1500억위안(약 30조원), 연관산업 규모 1조위안(약 200조원) 달성 등 'AI 굴기'를 위한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2017년부터 추진 중이다. 이런 추격을 뿌리치고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주축이 돼 미국 내 AI인프라에 향후 5년간 5000억달러(약 731조원)를 투자하는 민간 투자 계획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또 일본에서는 2조엔(약 19조원) 규모의 AI·반도체 분야 경기 부양책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데 이어, 소프트뱅크가 오픈AI와 일본에서도 손잡고 합작사 'SB 오픈AI 재팬'을 설립한다는 발표가 전날 이뤄졌다.
유럽의 경우 AI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프랑스뿐 아니라 지난달 영국 정부도 AI분야에 140억파운드(약 25조3613억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해 일자리 1만3250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나아가 최근 로이터통신은 딥시크가 유럽 기술기업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따라잡을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도 이런 흐름에 대응해 AI인프라 적기 지원을 목표로 'AI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을 마련해 이달 말 발표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국가AI위원회 출범 당시 발표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의 사업설명회를 오는 7일 개최, 28일 17시까지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기관 등에 공모지침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AI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은 AI컴퓨팅 인프라 확충 방안을 골자로 하며, 데이터센터 규제 개선 내용도 포함한다. 항만 배후지역에는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하는 현행 항만법 시행령을 설립 허용토록 검토 중이고, 전력영향평가 관련해서도 최근 미국 정부가 조치한 것처럼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공개 예정이다.
유 장관은 이날 "현재 AI 업계와 대학 등이 가장 목말라하는 게 GPU이고, 이뿐 아니라 전력망·시설·부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를 기다리다가는 올해가 보릿고개가 될 수도 있는데, 1년 정도 연구개발이 정체되면 3년 정도 뒤쳐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급적 빨리 GPU를 구입해 기존 데이터센터에도 설치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국가AI컴퓨팅센터가 만들어지면 그때 다시 모으는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4조1000억원 정도가 줄어든 상태라 이대로 가져가기란 쉽지 않다. 많은 부분이 반영이 안 됐다"며 "추경이 이뤄진다면 GPU 구입은 반드시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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