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화장품 본토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오프라인 진출은 2020년 뉴욕 법인 청산 이후 5년만의 재도전이다. 높아진 K-뷰티의 위상을 지렛대 삼아 '국내 1위'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글로벌 H&B(헬스앤뷰티)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올리브영은 미국 LA에 현지 법인 'CJ Olive Young USA'를 설립했다고 4일 밝혔다. 156조원 규모(유로모니터, 2023년 기준)의 세계 최대 뷰티시장인 미국을 '글로벌 K뷰티 1위 플랫폼' 도약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국내에서 'K뷰티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뷰티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올리브영은 현지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추진한다. 현재 여러 후보 부지를 검토 중인 단계로, 업계는 연내 1호점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망의 경우, 향후 CJ대한통운 미국 법인과 협업해 현지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할 수 있는 형태로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글로벌몰과 올리브영 한국 본사 시스템을 연동해 재고의 입출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이번 미국 오프라인 출점 추진에는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의 '글로벌 먹거리 확보'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 단행 뒤 이틀만에 연 CEO 경영회의에서 "글로벌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단기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며 "K푸드, K콘텐츠, K팝 등 글로벌 문화 트렌드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니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 추진과 함께 상품소싱, 마케팅, 물류시스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능 현지화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해외 소비자들이 K뷰티 상품을 직구(해외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몰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올리브영은 현지 고객 대상 최적의 사용자 환경(UX/UI)과 결제수단, 상품 정보 노출 방식 등을 갖춰 현지화된 K뷰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LA법인은 그간 해외 오프라인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축적한 노하우와 K-뷰티에 대한 우호적 시장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에 운영의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CJ올리브영은 CJ올리브네트웍스 산하 시절이던 2018년 CJ올리브영 아메리카, 뉴욕 등 2개 법인을 세웠었다.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인적분할로 2개 미국법인이 올리브네트웍스에 남게 됐는데, 2020년 올리브영이 이 중 뉴욕 법인을 인수해 바로 청산했다. 2013년 중국에 진출해 CJ올리브영(상하이) 매장 10개를 열기도 했지만, 낮은 인지도 속 최적화된 매장 형태를 찾지 못하면서 적자를 내다 2020년 현지 직영점을 모두 철수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에는 글로벌몰을 통해 누적된 현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국내 옴니채널 성공 공식과 결합해, 다양한 K뷰티 브랜드와 트렌드를 큐레이션한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미국 법인 설립은 올리브영의 핵심 파트너인 중소 브랜드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지속가능한 K뷰티 성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K뷰티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서도 'K뷰티 성장 부스터'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그룹 CEO 경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