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서 4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특히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과 별도로 전·현직 고위 임직원 관련 부당대출도 추가 확인되면서 전체 규모가 2334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면서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현장 검사를 통해 우리·국민·농협은행에서 482건, 3875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확인했다. 우리은행에서는 모두 101건 2334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적발됐다.
기존에 확인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은 350억원이었으나 다수 임직원이 관여한 부당대출 380억원이 추가 발견했다. 총 730억원 중 61.8%인 451억원이 현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취급됐고 이중 46.3%인 338억원은 부실화했다.
전·현직 고위 임직원이 연루된 또다른 부당대출도 1604억원도 확인됐다. 본부장 3명, 지점장 24명 등 총 27명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금감원은 봤다. 이중 61.5%인 987억원은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됐고, 76.6%인 1229억원이 부실화된 상태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영업점 부당대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은행 직원이 브로커 등과 공모하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일부 대출에 대해서는 금품·향응을 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국민은행이 총 291건, 892억원의 부당대출을 내줬고 농협은행의 경우 부당대출 총 90건, 649억원을 취급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등에 관해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고 말해,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거액 부당대출 관련 범죄 혐의는 수사당국에 통보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