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민생 경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루에만 두 차례 당정협의회를 개최하며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 52시간제 특례 규정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처리의 필요성과 비수도권 주택 미분양 해소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당정은 이날 오전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주 52시간제 특례를 반도체특별법에 규정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성장과 실용주의를 외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특별법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가 미뤄져 왔다. 다만 최근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주재하며 주 52시간 예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 통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신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보다는 근로기준법에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당정은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특별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언급한 내용을 전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현시점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특례 도입은 사회적 부담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반도체 R&D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52시간제 특례는 반도체특별법에 규정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규모 전력 공급,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 등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국가적 현안인 에너지3법(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법)의 신속한 처리에도 힘을 쏟는다.
당정은 이날 오후에는 경제분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미국발 관세 전쟁과 지방의 미분양 사태, 건설 경기 침체 상황에 비상하게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 결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시 세제상 1세대 1주택 특례 유지, 사업자 원시취득세 50% 감면 등 올해부터 시행하는 비수도권 미분양 해소 맞춤형 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또 민간임대주택법과 종부세법·지방세법 시행령 등 지방 미분양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후속 법령 개정안들도 입법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특히 "적체된 미분양을 직접 회수하는 '비수도권 미분양 매입 CR리츠'도 상반기 중 본격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DSR 대출 규제 한시적 완화를 촉구했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부연했다.
이 밖에도 당정은 영세 소상공인 신용카드 소득 공제 확대, 노란우산공제 세제지원 확대,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확대, 임시투자세액공제 재도입 등을 위해 세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