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7개월 만에 AI 협력 논의
SK하이닉스産 HBM 등 협의한듯
올트먼 "韓기업, AI 생태계서 중요"
SK하이닉스産 HBM 등 협의한듯
올트먼 "韓기업, AI 생태계서 중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투자 협업을 논의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관련 협의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올트먼 CEO와 회동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최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방문 뒤 7개월 만의 일이다.
이날 면담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분야에서 심도 있는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원더풀(굉장했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올트먼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올트먼은 AI 전용 기기에 대해 "협력을 통해서 할 것"이라며 "AI는 컴퓨터와 접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새 단말기가 필요하다. 음성 조작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업 제휴를 통해 직접 AI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오픈 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함께 협력해 자체 AI 칩을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브로드컴이 설계를 맡은 이 AI 칩에도 SK하이닉스가 만든 HBM이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력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하고 고객 기반도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트먼 CEO는 지난달 미국 정부 차원에서는 주도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고 투자 유치에 착수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게이트는 자금 조달 규모만 최대 400억달러(53조원)에 달한다.
올트먼 CEO는 한국 기업과의 스타게이트 협력에 대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협력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할 내용은 없지만, 어떤 주요 파트너십이 진행될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게이트는 진정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목표로 하며,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파트너십 논의를 공식 발표 전까지는 기밀을 유지해야 하기에 특정 한국 기업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많은 기업과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협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에는 삼성 서초 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회동했다.
삼성전자 역시 오픈AI와 AI 협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를 생산 중이며, AI 자체 칩 제조를 위한 생산시설(파운드리)를 갖고 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전날 일본과 이날 한국에 이어 인도, 두바이, 독일 등을 순차 방문할 예정이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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