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KB증권이 어려운 여건 상황 속에서도 IPO 주관 실적을 탄탄히 쌓고 있다. 연초부터 3000억원의 인수금액을 적립하며 작년 IPO 주관 1위의 명예를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한 달 동안 삼양엔씨켐, LG CNS, 아이에스티이, 동국생명과학의 상장 주관을 맡아 연초부터 공모총액에서 IPO 주관 순위에서 앞서가고 있다.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시장 침체기로 인해 여러 상장 예정 기업들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올해 첫 주자로 수요예측에 나선 미트박스글로벌은 작년 희망공모가보다 낮은 1만9000~2만3000원을 제시했으나 결국 공모가 하단인 1만9000원에 확정됐다. 와이즈넛과 데이원컴퍼니는 공모 밴드보다 낮은 금액을 공모가로 정했다.
그러나 KB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나선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LG CNS는 모두 공모 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삼양엔씨켐과 아이에스티이는 공모 밴드 최상단인 1만8000원과 1만1400원, LG CNS는 6만1900원을 공모가로 정했다.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인으로 나선 동국생명과학만 공모 밴드에 미치지 못했다.
KB증권은 △시장 친화적인 기업가치 산정 △적극적인 IR 및 투자자 소통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측정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IPO 실적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발행사와는 긴밀히 협의하며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제안했고, 투자자들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여러 IPO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KB증권은 올해 네 건의 공모를 성사시켜 현재까지 3011억원의 공모금액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세 건의 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켰는데, 해당 기업들의 인수 총액은 1452억원 수준이다. KB증권이 LG CNS에서 공동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나선 탓에 인수 총액에서 차이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어 NH투자증권(464억원), 삼성증권(385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IPO 주관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KB증권이 올해에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우선 이달 수요예측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KB증권이 주관한 곳은 심플랫폼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모티브링크, 위너스, 대진첨단소재, 서울보증보험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데, 밴드 하단 기준 약 1479억원의 인수 총액을 추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좋지 않지만 발행사들의 상장에 대한 니즈는 꾸준한 편"이라며 "앞으로 DN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 대어급의 상장이 남아있어 주관사들의 실적을 계속해서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IPO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대한조선, 미코세라믹스, 명인제약, 채비 등의 빅딜로 IPO 시장의 반전된 분위기를 유지하겠다"며 "더 나아가 올해에도 업계 1위의 지위를 공고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