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 현대적 연대측정기법 통해 규명
한반도 지형, 단순 지진 활동 외 기후변화 영향
한반도 지형, 단순 지진 활동 외 기후변화 영향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태호 박사 연구팀이 약 200㎞ 길이의 양산단층 인보구간에서 채취한 퇴적층 시료을 정밀연대 측정을 통해 새롭게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인보구간은 양산단층을 구성하는 구간 중 하나로, 울산 울주군 인보리 지역 아래 단층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광여기루미네선스(OSL) 연대측정과 저오콘(zircon) 우라늄-납 연대측정법 등 2가지를 연구에 활용했다. OSL은 석영이나 장석 같은 광물이 마지막으로 태양광에 노출된 이후 지층에 묻혀 있는 동안 축적된 방사선 에너지를 측정해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기법이다. 저어콘 우라늄-납 연대측정법은 규산염 광물인 저어콘에 포함된 우라늄이 시간이 지나면서 납으로 붕괴하는 속도를 이용해 암석의 형성 연대를 측정하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약 7만 년 전을 기점으로 양산단층 인보구간에 퇴적물의 공급원과 퇴적 속도가 급격히 변했고, 퇴적물이 서쪽 산지(유천층군)에서 동쪽 산지(하양층군)으로 전환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변화는 양산단층의 지진활동과 함께 약 7만 년 전 빙하기의 강수량 감소로 하천의 침식 능력이 약화되면서 퇴적물 공급원과 퇴적 속도에 급격한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반도 지형이 단순히 지진활동 결과뿐 아니라 기후 변화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됐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양산단층 인보구간에서 가장 마지막 고지진 활동이 약 2만9000년 이후 발생했으며, 그 이전 고지진 활동은 7만 년에서 5만 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동안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양산단층에서 지진이 불규칙한 간격으로 군집을 이뤄 발생하는 경향을 밝혀냈다.
이태호 지질자원연 박사는 "한반도와 같이 판 경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하는 느린 단층의 지진 발생 주기와 특성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해 준 연구"라며 "앞으로 한반도의 지진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지난해 9월)'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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