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지난해 영업손실 64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는 엔비디아에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 3세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도 생산이 시작되는 만큼 차세대제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6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9023억원과 영업손실 6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매출 증가는 지난해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로 전방 산업이 부진했지만 고객사 다변화와 북미시장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그런 하반기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증가하고 해외 자회사 환율 변동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올해는 '테크(기술) 리더십', '코스트(비용) 리더십'으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하겠다"며 "연내 차세대 AI 가속기용 동박과 하이실리콘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 등을 고객사 승인 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테크 리더십을 통해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 하이브리드 동박 플랫폼 기술력으로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인공지능가속기용 HVLP4 동박 제품을 본격 양산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익산 공장에 HLVP 4세대 동박 양산을 위한 연산 1000톤 규모의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업계 최초로 HLVP 4세대 AI 가속기용 동박 양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High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차세대 배터리에 하이엔드 동박 퀄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주요 고객사의 퀄테스트를 완료하면 내년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AI가속기에 적용되는 HVLP4 동박은 세계 최초로 북미고객사의 차세대 AI가속기 후속 모델에 대한 퀄테스트를 통과하고 현재 초도 물량을 공급 중이다. 지난해 말 해당 고객사의 주류 AI가속기 모델 스위치 향으로도 추가 오더를 받기도 했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 측은 "AI 가속기용 동박은 작년 12월부터 글로벌 엔드 유저에 B모델(블랙웰)용으로 공급을 시작해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올해 4분기에는 R모델(루빈)용 공급으로 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설명한 엔드 유저는 'AI 큰손' 엔비디아로 알려졌다. 블랙웰과 루빈은 엔비디아의 AI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올해 AI 가속기용 동박으로 인한 매출은 300억원 안팎으로 관측된다. 이미 개발 완료한 HVLP5 제품도 연내 고객사 승인이 예상되는 만큼 AI가속기용 동박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코스트 리더십을 통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RISE 1000'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말레이시아의 높은 원가 경쟁력에 축적된 설비기술과 데이터 기반 오퍼레이션 기술을 더해 현지 공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익산 공장의 경우 글로벌 마더 플랜트로 고부가 회로박 생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역시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고에너지밀도와 고양산성을 갖춘 연산 1000톤 규모의 3세대 LFP 양극재 파일럿을 완공하고 2월 중에 샘플 생산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사를 비롯한 해외 고객사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9월 완공한 연산 70톤 규모의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은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와 안정성, 양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고객사의 퀄테스트를 가속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성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재무회계부문장은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11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규모와 시기 등은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