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고객사 수요 조정을 반영해 블루오벌SK 테네시공장의 가동 시점을 1년 연기했다. 올해 시설투자(CAPEX) 역시 3조5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안건 SK온 기획실장은 6일 열린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블루오벌SK 3개 공장 중 생산 캐파가 45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은 당초 2025년 중 상업가동(SOP)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을 지금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 중에 가동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사 수요와 전기차 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중 상시로 생산라인 운영계획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신규 공장들의 램프업 기간과 비용 감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네시공장 2026년 가동 예정·CAPEX '신중'= SK온과 포드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는 북미에 켄터키 12공장과 테네시공장 총 3개의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37GWh 규모인 켄터키 1공장은 일부라인들이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켄터키 2공장은 현재 2026년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SK온이 테네시공장의 가동시점을 재검토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고객사 수요 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초기 기대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포드 역시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SK온은 CAPEX 역시 지난해 약 7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5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중한 투자 정책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올해 SK이노베이션의 CAPEX 집행 계획은 약 6조원인데 전체 규모가 작년에 비해 현지히 줄어들었다"며 "올해 북미 포드와의 합작공장과 현대차와의 합작공장이 완공되면 향후 CAPEX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매출 개선"·신차 출시 효과= SK온은 지난해 매출 6조2666억원과 영업손실 1조12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영업손실 581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SK온은 올해 1분기 저점을 지나 점진적인 연간 매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향 배터리 출하 본격화와 이와 연계한 AMPC 금액 증가, 수익성 제고 활동 추진 강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 시너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북미 지역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관세 인상 등으로 기회 요인도 역시 상존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전기차 시장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돼 왔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를 비롯해서 내년, 내후년의 연간 성장 궤적은 계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슬라 등 전통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포드나 GM 등 상대적인 후발 주자들도 시장 초기 기대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판매량이 증대되고 있다"며 "전통 OEM과 기타 플레이어들의 신규 라인업이 출시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의 핵심고객인 현대차·기아의 경우도 올해 아이오닉 라인을 포함한 신차 출시와 함께 전기차 라인업이 계획돼 있다. 다른 주요 고객사인 포드 또한 올해 E-트랜짓 등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SK온은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