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내부에 요원없어" 증언
尹 "불가능… 탄핵 공작" 부정
尹 "불가능… 탄핵 공작" 부정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이 6일 12·3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에 투입된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헌법재판소에서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의원'이나 '인원'을 언급한 적 없다거나 지시 사실을 전면 부정하며, 이른바 '탄핵 공작'으로 책임을 돌리며 맞받았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제6차 변론기일에 출석, 정현식 재판관이 '기억나는대로 말해달라'고 하자 "대통령이 말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앞선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의 질의에선 "(윤 대통령이) '의결 정족수', '안에 들어가서 안에 있는 사람 끌어내라'고 한 것은 본관 안에 요원들이 없어 당연히 의원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밝혔다.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정족수인 국회 재적 과반(150명 이상)을 채우기 전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이해했단 것. 앞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육군 중장)도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 등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다만 그는 지난 4일 탄핵심판 증인으로선 "답변이 제한된다"며 침묵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4일 0시30분쯤 비화폰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해당 지시를 받았다고 국회 측에 확인하면서 "당시 707특수임무단이 국회 본관으로 가 정문 앞에서 대치했고 본관 건물 안쪽으로 인원이 안 들어간 상태였다"며 "'의결정족수' 문제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부분이, 본관 안에 작전 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4차 변론기일에 증인 출석해 "국회'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려 했다"고 주장한 것을 곽 전 사령관이 직접 반박한 셈이다. 707특임단의 김현태 단장(육군 대령)도 이날 증인 출석해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150명 넘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국회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겠냐'는 말을 들었다"며 "바로 (진입이) '안 됩니다'라고 답하고 통화를 끝냈다"고 했다.
김 단장은 "받은 임무는 (국회) 봉쇄 및 확보"였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인원 끌어내라'는 지시는 없었지만 테이저건·공포탄 사용, 단전 가능여부 물음은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국회 표결 후 병력 철수를 즉각 지시했단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반박하며 "(제가) 김 전 장관에게 '국회와 선관위 등 임무를 중지하고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철수가 이뤄졌다"고 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곽 전 사령관에 대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과 '150명'을 직접 들은 게 아니지 않냐며 착각이란 취지로 지적했다. 곽 전 사령관 진술 후 발언기회를 얻은 윤 대통령은 군·경 국회 투입 당시 곽 전 사령관, 이 전 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전화한 이유를 "TV 화면으로 국회 상황이 혼잡해 현장 안전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 의결 방해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은) 내가 '인원'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사람이란 표현을 놔두고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란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보니까 지난해 12월6일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 공작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TV 출연부터 바로 이 내란죄와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위헌 지시 의혹 폭로 탓으로 돌렸다.
아울러 "저나 장관이 만약 '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면 그냥 즉각 '이건 현재 상황이 이래서 우리 병력으로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다짜고짜 전화해서 '의결정족수 안되게 막아라' '끄집어내라' 이런 지시를 (하는 것이) 어떤 공직사회의 상하 간에서 가능한 이야기인지 재판관님들께서 상식선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봐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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