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계리가정 바꿔도 실적 잔치
삼성생명·화재, 2조원대 순익
한화·메리츠·신한도 '호실적'
삼성생명·화재, 2조원대 순익
한화·메리츠·신한도 '호실적'
보험사들이 지난해 보수적인 새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도 '실적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금융 보험사는 나란히 2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주요 보험사 역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결산 실적에 무·저해지보험 등 계리가정 기준이 깐깐해지면서 대체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기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전날(5일) 연결기준으로 공시한 당기순이익(잠정)을 보면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1.1% 증가한 2조2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는 지난해에도 '형님'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화재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14.0% 증가한 2조767억원이었다. 삼성화재는 연간 순익 기준 업계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한화생명의 순익도 연결기준 호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866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4.9% 증가한 수준이다. 새 회계제도 도입 후 다른 대형사를 위협하는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도 9%가량 증가한 1조7105억원(잠정)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역시 각각 6.8%, 4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사 보험계열사들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법인 출범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순익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5284억원이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도 같은 기간 각 17.7%, 15.1% 증가한 8395억원, 269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 다른 보험사들도 대체로 선방했을 것으로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이 바뀐 계리가정으로 손실 계약비용 발생 등 영향이 클 수 있다"면서도 "결산 실적에 금융당국의 '원칙모형'을 적용해도 당장 실적 악화하는 곳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개혁회를 통해 무·저해지 해지율에 '로그-선형모형(실무상 수렴점 0.1%)'을 원칙 적용하는 새 계리가정 방침을 내놨다. 해당 상품의 해지율을 완납 직전까지 과도하게 높게 잡는 것을 제한, 보험계약마진(CSM) 등 미래 수익성 지표를 부풀리지 못하도록 했다. 건전성 관리를 우선하도록 단기 수익성에만 매몰된 무·저해지 상품을 손질해 2024년 결산 시점부터 반영하도록 했다.
다만, 회사별 경험통계 등 특수성을 고려해 '선형-로그 모형' 또는 '로그-로그 모형' 등 예외 모형도 가능하도록 했다. 대신 예외 적용할 경우 관련 공시를 추가하고, 현장점검 등으로 외부검증을 한 계리법인에 대해 적정한 지를 들여다보며 대주주 면담도 진행한다고 했다. 사실상 원칙 모형을 선택하도록 엄포를 놓은 셈이다.
현재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은 원칙 모형을 적용했다. 나머지 보험사도 대부분 이 같은 분위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만 계리법인 등과 원칙 또는 예외 모형 적용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며 저울질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롯데손보는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하면서 실적 방어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들이 결산 시점에도 증가 폭이 제한됐지만, 개선세를 보였다"며 "이달 중순 이후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는 만큼, 새 계리가정 적용에 따른 구체적인 영향 등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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