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상가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15.5%로 나타났다. 상가 20곳 중 3곳만이 경매에서 팔린 것이다. 지난해 9월 20%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상가의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68.1%였다. 서울 시내 상가 평균 응찰자 수는 1.38명에 그쳤다.
서울에서도 최상급지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에서도 입주를 4개월 남기고 상가를 분양하지 못한 단지가 있다.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단지 내 상가 일반분양분 일괄매각 공고를 냈지만 매각에 실패했다. 매각 대상은 총 213호실 중 조합원이 소유한 것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 59호실(27.6%)이었다.
입찰보증금은 30억원이었다. 기한 내 최고가를 써낸 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입찰에 응한 곳이 없어 다시 입찰공고를 냈다.
메이플자이 3307가구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대형 평형인 전용 124㎡의 입주권 거래가가 57억원까지 급등하는 등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상가 매각은 쉽지 않아보인다.
2018년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 초대형 단지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지금까지도 상가 보류지 잔여분을 매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조합은 2023년 말 최저입찰가 90억원에 상가 19개실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해 지난해 개별 분양으로 선회했다.
강북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종로구 인의동에 위치한 19층 규모의 한 주상복합상가는 2023년 12월부터 총 11회 유찰된 끝에 지난달 감정가(3억원) 10분의 1 가격에 겨우 새 주인을 찾았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경기불황으로 인해 상가 투자 심리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상권 전문 컨설턴트는 "3000가구 이상의 서울 대단지 아파트 상가가 장기 미분양으로 남는 것은 온라인 판매 성장과 함께 최근 들어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신축 상가는 분양가 높고 가격이 낮은 구축도 공실 위험 때문에 쉽사리 거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