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포럼서 '초불확실성 기대, 혁신을 동력으로' 강연
美 약한 고리는 '해군력'… 韓 조선업, 기회 얻을 가능성 있어
국방비 인상 요구하면 수출 등 다른 영역서 기회 모색해 봐야
美 약한 고리는 '해군력'… 韓 조선업, 기회 얻을 가능성 있어
국방비 인상 요구하면 수출 등 다른 영역서 기회 모색해 봐야
![[오늘의 DT인]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복합적 전략 필요… 민·관 합동 채널 중요"](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702102132075001[1].jpg "[오늘의 DT인]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복합적 전략 필요… 민·관 합동 채널 중요\"")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에는 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한가지 시나리오만 준비해둘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놓는 것이 트럼프 2기 시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제3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초불확실성 시대, 혁신을 동력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전 이사장은 현재 국내외 경제·정치 환경을 '초불확실성 시대'로 규정했다. 국내에선 경제 성장률이 지속 감소하고, 해외에선 트럼프 2기 집권 시작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등을 압박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한국도 관세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예측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이 국방비 인상을 요구하면 대신 우리는 무역에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해볼 수 있다. 트럼프 2기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우리나라도 기회를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스태그플래이션'(경기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주변국에 고관세를 책정하면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이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이 소비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기존 경제 전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2.7%로 견조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인 지난해 10월에 예측(2.2%)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미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가파르게 높아졌다. 전 이사장은 이를 '미국 예외주의'라고 규정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1% 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이사장은 "모건스탠리 등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1.3%로 예측했는데,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나와있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은 트럼프 2기 쇼크가 제대로 반영된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또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제적 격차가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 이사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견조하지만 중국의 성장률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며 "유럽 경제의 기둥인 독일 경제 성장률은 1%로 전망돼있는데, 이마저도 과대평가가 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대내외 정치·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리스크를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상황별 프로세스를 미리 구축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야기를 하고도 며칠 후 다른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 만큼, 한 가지 시나리오가 아닌 복합적인 시나리오 별 대응책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또 미국의 전략적 수요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이익을 도모해 나갈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업과 인공지능(AI) 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를 재패하는데 있어서 가장 약한 고리가 해군력"이라며 "미국은 군함 건조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황인데, 미국이 중국에 군함 건조를 맡길 일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조선업에서 중국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현재 증권가에선 한국 조선업이 미군 군함 건조·수리 시장에서 큰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이사장은 또 민·관 합동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미 정부가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을 요구하면,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대신 수출 등 다른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삼성 서초사옥에서 3자 회동한 것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전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국방비를 더 부담하라고 요구받으면, 대신 우리는 무역에서 혜택을 달라고 미 정부에 요구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방법이 가능하려면 민관 합동 채널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지만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에서 우리나라도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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