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재 신뢰 바닥 추락… 탄핵심판 국민이 납득하겠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702102369058001[1].jpg "[사설] 헌재 신뢰 바닥 추락… 탄핵심판 국민이 납득하겠나")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위험 수준으로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 대한 탄핵심판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헌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편향성 논란을 스스로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지난 3~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2%,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3%로 집계됐다(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국민 둘 중 한 사람만이 헌재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5%,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40%였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응과 관련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였다.
국민들이 헌재에 의혹을 보내고 있는 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는 '이해충돌' 재판관이 심판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선 재판관은 친동생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 산하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계선 재판관은 배우자가 근무하는 단체의 이사장이 국회 소추인 측 대리인이다. 이해관계가 있는 재판관이 심판관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건 상식에 어긋나는 일로, 자진 회피를 했어야 마땅하다. 또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SNS를 통해 소통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접수된 문 대행에 대한 탄핵 청원안에는 이날까지 11만명 이상 동의,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문형배·정계선 재판관은 법원내 진보성향 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이미선 재판관은 그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둘째는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재판관 임명 논란이다. 헌재는 재판관 임명 보류 권한쟁의 심판 선고를 2시간전 갑작스레 연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결의도 없이 개인적으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건 불법이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헌재는 9인 완전체로 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마은혁 재판관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좌파 성향으로,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미리 결정해놓고 이를 위해 마 재판관을 서둘러 충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헌재는 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빨리 하려면 내란죄를 빼라고 국회 측에 조언해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다. 국정 조기 안정을 위해선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을 재판관 임명보다 더 우선하는 게 당연했으나,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은 19일에야 첫 변론기일이 잡혔다. 한 총리를 대통령 탄핵 의결정족수(200석)가 아닌 일반 국무위원 의결정족수(151석)를 적용해 탄핵한 데 대한 판단도 아직까지 미적대고 있다. 한 총리 탄핵에 대해서도 거야가 주도하는 국회 소추인단은 탄핵사유에서 핵심인 내란죄를 철회하고 헌재심판관 임명보류와 법안 거부권 행사만 남겼다. 이런데도 헌재는 아무런 의견 표명이 없다. 취임 이틀만에 탄핵당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심판은 재판관 개인의 이념에 따라 4대 4의 찬반으로 기각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국가적으로 위중한 사안이다. 자칫 잘못하단 국민적 갈등을 더 부추겨 내란 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 논란 여지가 크게 없는 한 총리에 대한 심판부터 먼저 처리하고, 윤 대통령 심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이 신뢰하게끔 공정하고 절차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과연 납득하겠는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