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一髮千鈞( <일발천균>](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702102369061002[1].jpg "[古典여담] 一髮千鈞( <일발천균>")
한 일, 터럭 발, 일천 천, 서른 근 균. 한 가닥의 머리카락에 천균(千鈞·약 3만근)의 무게가 매달려 있다는 뜻이다. 극도로 위태롭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비유한다. 비슷한 맥락을 가진 사자성어로 누란지위(累卵之危), 백척간두(百尺竿頭), 풍전등화(風前燈火), 사면초가(四面楚歌) 등이 있다.
한서(漢書) 매승전(枚乘傳)에 기록된, 문인 매승(枚乘)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서한(西漢) 시대,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조카인 오왕(吳王) 유비(劉비)는 제후의 영지를 삭감하려는 중앙정권에 대해 반감을 품고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했다. 매승은 당시 오왕의 휘하에서 낭중(郞中)을 지내고 있었다. 그는 오왕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음과 같은 상소를 올렸다. "한 가닥의 머리카락에 천균의 무게가 매달려 있다면, 누구나 그 위태로움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끊어져 아래로 떨어진다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습니다. 왕께서 하시려는 일 또한 이같은 위험천만한 상황입니다. 만약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신다면 쌓아놓은 알보다 위태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오왕은 매승의 간언을 듣지 않았다. 매승은 결국 오나라를 떠나 양나라로 가서 양효왕(梁孝王)의 문객이 되었다. 이후 오왕은 다른 제후들과 연합해 '오초칠국(吳楚七國)의 난(亂)'을 일으켰으나 실패로 끝났다. 오왕 유비는 패주하다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막을 올렸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내수·수출 모두 침체에 빠져 있고 물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탄핵정국까지 겹쳐 온 나라가 혼란한데 설상가상으로 '관세 폭탄'까지 맞게 생겼으니 지금 한국의 상황이 딱 '일발천균'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민·관이 정신 바짝 차려야할 때다. 비장한 각오로 반드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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