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관 2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리고 있는 시민을 외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면허가 박탈됐다.
8일 KSDK News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경찰관인 타이 워런과 오스틴 프레이저는 2023년 9월 10일 '자살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세인트루이스 포레스트 파크로 출동했다. 두 경찰관은 신고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머리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는 호세 로드리게스-리베라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구급차를 요청하지도 않았고 별도의 응급처치를 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바디캠 영상을 살펴본 결과 이들 중 1명이 "발견 사실을 보고하고 처리하자"고 했으나, 동료는 "이거 우리가 맡으면 안 된다. 30분 있으면 퇴근"이라고 만류했다. 결국 두 경찰관은 피해자를 두고 자리를 떠났을 뿐 아니라 순찰차에서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바디캠에는 "돌아다니다 오자"라는 대화가 담겼다.
리베라는 약 10분 후, 다른 경찰관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청은 프레이저를 즉각 해임했고, 워런도 사직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경찰 면허를 박탈당했으며 주 검찰총장은 이들을 기소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청 측은 "두 사람은 현재 경찰로 근무하지 않고 있다"면서 "규정 위반 시 적절한 징계 조치가 취해진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 측은 이들을 대상으로 소를 제기하지는 않기로 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행동에 슬프고 괴로웠다.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으나 "더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아 소송은 제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