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해임하고, 자신이 이사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제 지시에 따라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우리 예술과 문화의 황금 시대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 이사회 구성원을 즉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서 "곧 놀라운 새로운 이사회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이사장은 바로 도널드 J. 트럼프"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케네디 센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드래그 쇼를 선보였다"면서 "이런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케네디센터는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고자 1971년에 설립된 종합 공연 예술 센터다. 오페라,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 예술을 선보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다.
센터는 지난해 7월 '디바들에게 바치는 드래그 경례(A Drag Salute to Divas)'라는 프리쇼를, 지난해 11월에는 '드래그 브런치(Drag Brunch)'를 개최했다. 드래그(Drag)는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거나, 여성이 남성의 옷을 입는 등 화려하고 과장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특정한 성별 고정 관념을 초월하는 퍼포먼스 스타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케네디센터는 웹사이트에 입장문을 내고 "백악관으로부터 이사회 변경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일부 이사회 구성원들이 행정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58년 의회에 의해 만들어진 센터의 운영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구성원이 임명한다"면서 "새로운 행정부가 이사회 구성원을 교체하는 것을 막는 법적 규정은 없으나, 케네디 센터 이사회에서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현재 케네디센터 이사장인 자선사업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2010년 처음 이사장으로 선출된 뒤 이후 매년 재임명돼 왔다. 센터 이사회에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인사인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스테파니 커터 전 오바마 고문 등, 트럼프의 측근인 팸 본디 신임 법무장관과 트럼프 대선 캠프 노래를 부른 리 그린우드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연례 케네디센터 아너스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새로운 케네디센터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트루스소셜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