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커피 원두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올해도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기후 변화로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 등지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품귀현상으로 인한 사재기 현상까지 맞물리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원두 비축분이 어느정도 소진되는 시점과 맞물려 또다시 도미노 가격 상승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글로벌 커피 가격(선물 계약 기준)은 지난 8일 기준 파운드 당 4.11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일 4.09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뒤 불과 이틀만에 이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이달 기록한 커피 가격은 통계가 집계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치솟던 커피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 더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2월에는 1.93달러 수준이었지만 11월 들어 3달러 선을 돌파했고 이달 들어서는 4달러 선도 넘어서게 됐다.
이는 원두 생산국의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과 함께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브라질의 장기 가뭄으로 커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농산물공급공사(conab)의 올해 첫번째 커피 생산량 추정치는 5181만 다루로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기적 매수 수요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커피 믹스를 비롯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도 남아있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고,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도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고 커피믹스 점유율 1위 업체인 동서식품도 지난해 맥심과 카누 제품 가격을 올렸다.
또다른 관계자는 "통상 원두 재고 비축분이 3~6개월 가량이라 지금 소비되는 원두는 가격이 지금보다 낮을때 구매한 물량"이라며 "해당 물량이 소진될 때도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올해도 커피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이달 글로벌 커피 가격이 역대 최고점까지 오르면서 커피 제품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은 아라비카 로스팅 커피 원두. 로이터=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