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실용주의'로 중도층 포섭 시도
비명계 날선 비판 "우리 목표 바꿀 수 없어"
친문 출신 고민정 "비판만 하면 '수박'"
비명계 날선 비판 "우리 목표 바꿀 수 없어"
친문 출신 고민정 "비판만 하면 '수박'"
비명계이면서 대권 잠룡들로 꼽히는 김부겸·이낙연 전 총리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민심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 대항할 차기 대권 주자로 불리며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호남을 찾았다. 김 전 총리는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기도 했으며 9일에는 여수·순천에서 경제인들과 회동해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전 총리도 10일 광주 전일빌딩에서 열리는 '국민과 함께 여는 제7공화국' 시국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로 했다. 호남 민심을 청취해 본격적인 대권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명계 대권 주자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이 대표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7일 '주30시간 노동제'를 시행하고 있는 성남시 판교창업촌의 AI 스타트업 기업 '브레인벤쳐스'를 방문해 "생산요소는 노동, 자본, 땅을 말하는데 이제 노동에서 양보다는 질이 중요"라며 "경기도는 주 4.5일제와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일과 삶의 양립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의 주52시간 예외 적용 조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김 지사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문 출신들은 이 대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 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지지층만 보고 간다는 인식은 태극기집회와 보수 유튜브를 국민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저격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망하는 길로 가는 민주당 모습은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됐다"며 "이 대표에 대해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는 게 민주주의지만 지난 몇 년 간 비판의 말을 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을 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비명계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는 김 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과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이 모임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비명계 주자들 간 연대의 틀을 만들기 위해 오는 18일 '희망과 대안 포럼'을 KTX광명역 웨딩홀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현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도 있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이 친문, 친명 나뉘어 싸울 때인가"라며 "대북·부동산 정책 등에 실망하고 돌아선 국민을 이재명 한 명에게 책임 묻는 것만으로 민주당 지지로 돌려세울 수 없고 조금만 이견을 표출해도 조롱하는 대응으로는 대선승리가 불가능하다. 선거 시작도 전에 수십만 표를 잃고 시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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