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나침반] 지금은 악재 앞으론 호재…"미국 규제 지켜봐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0902109963046003[1].jpg "[가상자산 나침반] 지금은 악재 앞으론 호재…\"미국 규제 지켜봐야\"")
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9만69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1주일 전 10만1000달러선에서 5%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주 비트코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코인이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과 XRP(리플)는 16%, 솔라나와 BNB도 각각 7%대 하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이던 주요 '밈코인'(특별한 쓰임 없이 유행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코인)도 대부분 하락세다. 대표 밈코인 도지는 18.5% 하락했고, 시바이누(-9.6%), PEPE(-22%), 트럼프코인(-14%)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가상자산 약세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됐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부과 관세 시점은 1개월 연기됐지만 중국과의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고, 불특정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까지 예고하며 무역분쟁 우려를 키웠다.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 확대는 위험자산 기피 현상으로 이어졌고, 가상자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1주일새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중 약 3000억달러(437조3400억원)가 사라졌다.
지난 4일 백악관 가상자산·인공지능 정책 총책임자로 일명 '크립토 차르'로 불리는 데이비드 삭스의 기자회견도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회견에서 데이비드 삭스는 시장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기대와 달리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됐다.
또 미국의 견조한 경제가 지표를 통해 발표되는 점도 가상자산 시장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수 차례 후퇴한 가운데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견조한 경제지표는 보수적인 통화정책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줄고 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금액은 2억380만달러로 전주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순유입금액은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 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고위 인사들의 추가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미국의 1월 CPI와 PPI 등이 발표되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앞서 발표된 데이비드 삭스의 기자회견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실망을 불러왔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삭스는 양원 가상자산 의원단 구성과 스테이블코인 법안 입법, 비트코인 국가 준비금 검토 등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6개월 내 마련될 연방 차원의 가상자산 규제와 스테이블코인(기존 화폐에 고정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 육성 계획,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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