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 아파트 월세계약 증가
시장·서민 주거 안정성 하락 우려
임대주택 확대 등 지원책 목소리
시장·서민 주거 안정성 하락 우려
임대주택 확대 등 지원책 목소리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 월세 신규 계약에서 매달 납부하는 월세를 1000만원 이상 내는 거래 건수는 161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도시지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54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평균 소득보다 두 배나 많은 비용을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는 보증금 15억원, 월세 1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100만원에,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124㎡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 월세 900만원 이상의 신규 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여의도' 113㎡는 보증금 5억원, 월세 950만원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116㎡는 보증금 7억원, 월세 92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서울 대장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오름폭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120.426) 대비 0.474포인트 오른 120.9로 집계됐다. 1년 전(112.092)과 비교해 8.8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 월세 지수는 2022년 1월 기준으로 95.86㎡ 이하 표본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안정성에 부정적이며, 서민 주거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자가를 구입하기보다는 임대차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전세대출 한도와 이자 등을 고려했을 때, 고액이더라도 월세를 부담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보는 수요자들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현상에 따른 지원책으로는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임대주택 확대와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 방안 마련 등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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