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저비용 고성능' AI 예고
머스크 "딥시크 넘는 제품 출시"
美대학 연구진도 모델훈련 협업
국내선 LG·네이버 개발 출사표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가성비 AI' 개발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학계는 딥시크가 활용한 '증류' 방식을 차용해 딥시크 또는 오픈AI와 비슷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AI 추론 모델을 개발해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LG 등 빅테크들도 '저비용 고성능' AI 개발을 예고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와 아마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여전히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가성비 AI 모델 시장을 누가 주도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디벨트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독일에서 한 언론사 주최로 열린 행사에 화상인터뷰로 참여해 "곧 딥시크보다 더 나은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머스크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과 경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딥시크가 AI 혁명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세운) xAI와 다른 회사들이 곧 딥시크보다 더 나은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학 연구진들도 낮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했다. 스탠퍼드대와 워싱턴대 AI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50달러도 안 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으로 최첨단 AI 추론 모델을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의 이름은 's1'으로, 수학과 코딩 능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 딥시크의 R1과 맞먹는 성능을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s1 모델과 훈련에 사용된 데이터와 코드는 개발자들이 코드와 파일을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 기반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올라왔다. 연구진은 s1을 개발하며 '증류'라는 기술적 과정을 통해 미세 조정을 했다고 전했다. 증류는AI 모델이 다른 모델의 출력 결과를 훈련 목적으로 사용,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딥시크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오픈AI의 AI 모델을 증류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s1은 구글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 2.0 플래시 싱킹 익스퍼리멘털에서 증류했다.
연구진은 "s1 훈련에는 엔비디아 첨단 AI 칩인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해 30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총 비용은 50달러가 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LG가 딥시크보다 적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지난 6일 서울스퀘어 국가AI위원회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회의'에 참석해 "엔비디아의 H200 수준 GPU 2480개가 있다면 한국에서도 딥시크 같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조만간 딥시크 R1 수준의 모델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오픈소스로 공개한 '엑사원 3.5' 32B 모델에 70억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딥시크가 V3 모델 학습에 600만달러(한화 약 78억원)를 투입한 것보다 더 적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딥시크와 관련해 "후발 주자가 선두 업체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추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네이버에도 AI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등 국내에서도 치열한 저비용 고성능 AI 개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