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9억달러에서 2028년 약 48억9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AI를 활용할 경우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10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3조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도 6000억원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링크드인의 공동 창립자인 리드 호프만은 지난달 신약개발 스타트업 마나스 AI를 설립했다.
마나스 AI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전립선암, 림프종, 삼중 음성 유방암 등과 같은 중증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발견을 시작으로 약물 발견 프로세스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호프만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비영리 단체였을 때 초기 투자자였다. 영국의 AI 개발회사인 딥마인드의 공동 설립자와 함께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인플렉션 AI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줬다. 호프만은 마나스 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초기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약물 결합의 원리를 규명해 새로운 화학 물질을 역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호프만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고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며 "마나스 AI는 독점적인 AI 기반 필터 등을 사용해 신약 후보를 더욱 빠르게 식별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신약개발을 위해 글로벌 빅파마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생성형 AI 기업과의 협력, AI 전문가 영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6월 오픈AI와 생성형 AI를 약물-저항 병원체에 대한 항균제 발굴을 위해 협력을 맺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최고 AI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AI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화이자도 지난해 8월 최고 AI 및 분석 책임자로 스텔란티스, 엔비디아, 테슬라 출신의 베르타 로드리게스-에르바스를 영입했다. 머크는 자체적인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신시아, 에디슨 등을 개발해 다른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중에서는 엔비디아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올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지난 2023년 선보인 신약 개발용 생성형 AI 모델 '바이오니모'와 AI 신약 개발에 대한 전망을 공유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바이오니모에 단백질 디자인 툴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 관련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3D 모델로 단백질 간 최적의 결합을 구현해 치료용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구글의 딥마인드는 단백질 분석 AI 알파폴드를 선보인 이후 성능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지난해 5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수년 내 AI가 처음 설계한 약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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