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은행 예금은 줄고, 증시에 대기성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년도약계좌 등 고금리 정책성 예·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하기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챙기려는 '금리 노마드족'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인뱅·저축은행도 '연 2%대'
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0~3.31%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일단 멈췄지만 시중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금리가 비교적 높던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2%대 예금금리가 등장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일부터 대표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를 연 3.00%에서 2.90%로 0.10%p 낮췄다. 카카오뱅크가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연 3.10%, 토스뱅크는 6개월 만기 기준 연 3%를 제공하고 있다.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8%로, 한달 전(3.02%) 대비 0.14%포인트(p) 하락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전날 기준 3.15%로 한 달 만에 0.15%p 떨어졌다. KB·신한·하나·예가람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예금금리는 연 2.90%로 3%를 밑돌았다.
◇수신금리 하락, 대기성 자금 증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은행권 정기예금은 21조원 줄며 전달(8조원 증가) 대비 감소 전환했다. 저축은행의 수신액(말잔)은 고금리 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2022년 말 120조원을 돌파했다가 최근엔 100조원 안팎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3조3649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늘고 있다. 예금 금리가 낮아지자 증권 투자 등으로 '머니 무브'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일 기준 54조6734억원으로 3개월 전(49조8900억원) 대비 4조7834억원(9.6%) 증가했다.다른 파킹형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는 212조413억원으로 지난해 말(166조9천597억원)보다 45조816억원(27%) 늘었다.
지난해 인기가 시들했던 정책성 자금인 청년도약계좌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청년도약계좌 신규 신청자는 17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가입 신청 기간이 7일뿐임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신청 인원은 약 2만4300명에 달한다. 이는 전달 일평균 신청자인 4400명(총 신청 인원 5만7000명, 신청 기간 13일) 대비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달에도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청년도약계좌 가입 기간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로, 지난 6일 기준 총 11만6000명이 가입 신청을 했다. 나흘간 일평균 신청 인원은 2만9000명으로 3만명에 육박한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은행 이자에 정부 기여금까지 최대 5000만원 목돈을 쥘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금융 상품이다. 작년부터 정부 기여금 등이 커지면서 '연 9%대 적금 효과'를 볼 수 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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