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는 도끼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펴냄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펴냄
![[논설실의 서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002102369058002[1].jpg "[논설실의 서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빛나는 언어와 통찰로 삶의 지혜를 제시한 화제의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필사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2015년부터 10년간 이어져오며 누적 조회수 2500만회를 기록한 화제의 인터뷰다. 최재천, 김훈, 김형석 등은 물론 미국 경제 칼럼니스트 모건 하우절,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 같은 지성들 그리고 조수용, 장기하, 송은이 등 장인들까지 일가(一家)를 이룬 '자기 삶의 철학자'들의 목소리가 한 권에 녹아 있다.
책은 김지수 기자가 10년간 인터뷰한 철학자, 배우, 작곡가, 금융가 등 국내외 지성 100인을 엄선, 그들의 삶에서 길어낸 철학들을 135개의 필사문으로 실었다. '어른', '지성', '각성', '안식', '행복'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분류한 이 필사문들은 각각의 텍스트가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스스로 나름의 서사를 쌓아가며 모두에게 존경받을 법한 삶을 살아온 '자기 삶의 철학자들'이라는 것이다. 여러 분야의 현자들이 고민과 탐구 끝에 깨달은 삶의 진리를 때론 유쾌한 농담으로, 혹은 도끼 같은 일갈로 들려준다. 국적을 넘나드는 100인의 지성을 만나고, 마치 100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각 페이지마다 텍스트의 맥락과 전체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인터뷰 전문이 담긴 QR코드도 실어놓았다. 필기에 적합하도록 온전히 펼쳐지는 사철제본 방식으로 책을 엮었으며, 양장으로 제작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
프란츠 카프카는 '책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자는 하루에도 말과 글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지금 책이 아닌 '필사'가 도끼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말한다. 필사는 글을 내 머리속에 각인시키는 작업이기도 하다. 필사를 통해 우리는 나에게 필요한 언어를 붙잡고 나의 언어로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좋은 문장에 멈춰서 쓰다 보면 그 언어는 곧 삶의 방향이 된다고 한다. 한 글자 한 글자 새겨지며 언어로 뿌리내린 국내외 지성·석학들의 철학이 이 책을 만나는 모두에게 삶의 이정표가 돼줄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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