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상회의는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로 3회째다. 첫 회의는 영국 런던, 두번째 회의는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최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장궈칭 중국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80개국의 기업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까지 합치면 참석자는 1000명에 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전세계 주목을 받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도 초청을 받았지만,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AI는 우리 사회에 중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며 "이런 기술 개발에 내재한 위험을 억제하고, 신뢰의 틀 안에서 AI가 진보와 자유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회의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각국이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AI를 위한 약속을 담은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을 주인공을 한 AI 패러디 영상들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간 네티즌들이 AI를 이용해 만든 가짜 동영상을 편집한 영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 진지하게, 우리는 AI를 통해 의료, 에너지, 사회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며 "프랑스와 유럽은 이 혁명의 중심에 서서 모든 기회를 포착하고 우리가 믿는 원칙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AI에 향후 1090억 유로(약 16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미·중이 주도하는 AI 패권 경쟁에서 유럽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AI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기 전에 규제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AI 위험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맥스 테그마크 미국 미래생명연구소 소장은 범용인공지능(AGI·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AI) 구축이 눈앞에 와 있다면서 주최국 프랑스가 행동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기업이 통제권을 잃게 되고, 그 이후에는 지구가 기계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AI를 위한 국제협회'에서 활동하는 스튜어트 러셀 UC 버클리 컴퓨터과학과 교수 또한 '무장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각국이 공동 선언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저렴한 학습 비용으로 뛰어난 추론 성능을 선보인 '딥시크'발 AI 충격 속에 AI 후발국도 빠르게 추격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는 등 거대 자본력을 무기로 AI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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