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 진단 전문 의료 AI 기업 뷰노는 최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은 258억6942만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고 밝혔다.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뷰노는 주력 제품인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딥카스(VUNO Med-DeepCARS)가 의정갈등 등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국내 110여개 병원, 약 4만5000 병상에서 운영되며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회성이 아닌 구독형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매출 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원2608만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영업적자가 전년 대비 20.7% 감소하며 적자폭을 축소해 조만간 흑자전환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뷰노 딥카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빅5 병원 중 하나와 계약을 완료하고 청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추가적인 계약 건들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매출을 내며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예고했다. 박 연구원은 "계획 대비 딥카스의 FDA 승인이 미뤄진 부분이 있지만 미국 진출 모멘텀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 FDA 허가를 획득한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딥브레인의 미국 판매는 올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1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루닛 역시 매출은 늘지만 적자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루닛의 지난해 연간 매출 전망치는 547억원으로, 전년 동기(251억원) 대비 2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6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22억원)보다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 AI 기반 뇌졸중 솔루션 전문 기업 제이엘케이는 지난해 14억원의 매출과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25억원)이 줄고 영업손실(-71억원)은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제이엘케이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하고 수익성 개선에 빠르게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제이엘케이는 10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복수의 글로벌 보험 컨설팅 회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보험수가 획득 시간 단축과 성공률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 내 글로벌 의료기기 유통회사와 협력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 AI 기업들이 글로벌 공략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쏟는 만큼 머지 않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료 AI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CES와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바이오·메디컬·헬스케어 분야에서의 AI 활용이 예상보다 빠른 진전이 있었음이 확인됐다"며 "의료 AI 업계에서의 AI의 활용은 사용자의 투자대비효율(ROI) 관점에서 검증이 이뤄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 의료수가의 활용, 빅파마 또는 메디컬 그룹의 의료 AI 활용을 통한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 등에서 의료 AI 기업들의 수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