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울산사업장에 LFP 배터리의 마더라인을 구축 중이다. 충분한 양산성 검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LFP 배터리를 앞세워 급성장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올해 경영 환경이 전기차 캐즘 등으로 녹록지 않지만 미래 투자는 지속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SDI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한 기존 삼원계 NCA 배터리에 더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특히 스택 공법 등 차별화된 설계와 제조 기술을 적용해 기존 LFP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장수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SDI는 ESS와 전기차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춰 상품화를 진행 중이다. 박종선 삼성SDI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LFP는 후발 주자지만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미 완성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SS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업계 최고 수준의 용량 셀을 개발 완료했다. 올해 안에 생산 공법과 양산성 검증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LFP 전용 'SBB 2.0'의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중장기 ESS 수요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거점 구축도 검토 중이다. 울산과 중국 시안에서 NCA 기반의 SBB 제품을 생산해 대응하고 있지만 향후 중장기적으로 LFP 케파를 확대한다는 기조다. 국내 마더라인에서의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현지 생산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에 적기 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장은 생산 라인의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으로 작년말 대비 20% 이상의 케파 증량을 추진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케파의 90% 수준에 해당하는 ESS 수주를 이미 확보한 상태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삼성SDI의 강점인 각형 폼팩터와 소재, 극판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특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현재 주요 고객들과 2027년 양산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 중이다.
김윤태 삼성SDI 부사장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조 하에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며 "사업과 거점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는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이지만 LFP 배터리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기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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