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삼성 글로벌리서치 상무
"핵심권한 리더급 완화하자는 것"
반도체산업 여·야·정 협력 강조
"핵심권한 리더급 완화하자는 것"
반도체산업 여·야·정 협력 강조
![[현장리포트] "반도체 52시간 완화=근로시간 연장은 오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002109932075007[1].jpg "[현장리포트] \"반도체 52시간 완화=근로시간 연장은 오해\"")
기자는 당시 속으로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의심했다. 삼성 경영진 마음 한켠에는 직원들의 총 근로시간을 늘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봐서다. 이날 토론에서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가 주간 단위뿐 아니라 연간 총 근로시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도 이런 의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김 상무에게 재차 확인했다. 삼성이 공개석상에서 '총 근로시간을 늘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의심이 들어서다. 그러나 김 상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봉이 높고 주요 핵심 권한을 가진 리더급을 대상으로 52시간 제도를 완화하자는 것이다. 일반 직원들은 당연히 52시간 제도를 지켜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메가트렌드를 역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선 연봉 1억5000만원 이상의 반도체 연구개발 담당 직군을 대상으로 한 52시간 제도 완화를 논의하고 있다. 삼성 측이 '임원·리더급 연구개발 직원이 52시간 근무제로 퇴근한 상태에서는 일반 직원들이 있어도 업무 효율을 내기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중재안이다.
한편으로는 반대 상황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원·리더급 직원이 있어도, 일반 직원들이 없으면 일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봐서다. 실제 업계와 학계에선 고소득이 아닌 연구개발 직원에 대해서도 52시간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상무의 답은 확고했다. 김 상무는 "고소득이 아닌 직원들까지 야근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정말 52시간 외 추가 근무를 하고자 한다면 퇴근 후에 특강을 찾아 듣는 편이 회사의 연구개발에 더 도움 된다는 취지의 말도 전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현재 국회에선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되 주 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서는 별도 입법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뺀 채 반도체특별법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상무는 이에 대해 "특별법 통과 후에도 근로시간 논의를 계속할 수 있다면 환영한다"고 했다. 반도체특별법 통과 후에도 근로시간 논의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금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야·정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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