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판매 1229대뿐
전체차량 중 점유율 1% 불과
생산 대부분 수출… 미국행
신차 계획 조차없어 우려 커
전체차량 중 점유율 1% 불과
생산 대부분 수출… 미국행
신차 계획 조차없어 우려 커
한국GM의 국내 완성차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또 다시 한국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판매량을 견인할 동력이 없음에도 이렇다 할 신차 출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GM의 활용가치는 더 낮아진다.
10일 한국GM의 1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국내에서 1229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와 수입차 포함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 중 1%에 불과한 점유율이며, 전년 동기 대비 57.5%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한국GM의 판매량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실적을 견인할 신차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4년 만에 신차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하며 판매량 반등에 성공했고, KG모빌리티가 효자 모델인 토레스를 기반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이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차 수출 기지로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대형 SUV가 강세인 국내 시장에서 소형차 위주로 생산시설을 갖추고 판매 활동을 벌이는 것이 내수 판매를 등한시하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경형 해치백 스파크,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은 단종 수순을 밟았으나 별다른 후속 모델을 내놓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는 개발 계획이 제시된 것이 없으며, 지난해 부평공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생산 계획마저 철회했다.
한국GM이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는 쉐보레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 EV로 미국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차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3000만원대 전기차가 쏟아지며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견인을 기대하긴 힘든 모델이다.
국내 판매량이 부진한 상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기지로서의 역할도 불투명해지자 철수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한국GM은 국내에서 생산한 차 10대 중 9대 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그중 90%에 육박하는 분량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만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동차에 대해서도 보편 관세를 도입하면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미국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의 수출 품목에서 관세가 거의 없으나,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향후 상호 관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자동차도 관세 부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론이다. 그것은 항상 논의 대상이며, 매우 큰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생산분에 대해 관세가 올라가면 한국GM의 수출에 막대한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며 "국내 점유율도 낮은 상황에서 미국 수출마저 부정적인 영향이 가면 한국 생산시설에 대한 철수 명분을 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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