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정책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실용주의 노선을 확고히 하며 본인의 브랜드인 '기본사회' 공약도 부활시켰다. 부정·비리 등을 저지른 선출직 공무원을 국민 투표로 파면하는 제도인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도 제안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 화두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며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기 위해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을 임기 중 국민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이 대표는 "맨몸으로 장갑차를 가로막고 총과 폭탄을 든 계엄군과 맞서싸우며 다음은 과연 더 나은 세상일 것이냐는 질문에 더 진지하게 응답하겠다"며 "국민의 주권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당초 재검토를 시사했던 '기본사회' 정책을 두고는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며 추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며 "제가 '먹사니즘'과 함께 '잘사니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 앞의 난제를 피하지 말자"고 했다. 이어 "성장과 분배는 모순 아닌 상보 관계이듯 기업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양자택일 관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입장을 유보했던 '주52시간제 예외 허용'에 대해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노동시간이 1700시간"이라며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총 노동시간 늘리자는 소리를 누가 하겠냐. 불가피하게 유연화해도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며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위해서는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처방인 추경"이라며 "정부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해보상, 지역화폐 지원,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공공주택과 지방SOC,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AI, 반도체" 등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면서도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