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부당대출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엄정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우리투자증권의 본인가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추천에 대해서는 원칙 준수와 불법의 중간선상에 있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 원장은 10일 금융감독원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앞서 검사결과를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경영평가등급 결과에 대한 질문에 "소비자 보호나 리스크 관리, 자본적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기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확한 산정 시기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를 내기 전 우리금융지주나 우리은행과 소통하고 있다"며 "원칙은 견지하되 지주 측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까지 흡수해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 평가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금감원에) 인허가 신청 실무 검토가 들어온 것이 보험사 인수권과 증권사 본인가 건이 있다"며 "최소한 요건상 장애 요소가 크지 않은 증권사 본인가 건에 대해서라도 조금 더 빨리 진행을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의 성장과 경쟁 환경 조성에 대해 금감원이 발목을 잡지 않고, 본연의 자기 체질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보험사 인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면 보험사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2개월의 심사 기간이 있지만 금감원이 이를 모두 써버리면 금융위원회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한다는 원칙은 있다"면서도 "자료를 검토하는 기간 등에 있어 충분히 소통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하나금융지주 함 회장의 연임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면서 함 회장 연임 시 3년 임기를 채울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리스트가 작성되기 전 규정을 바꿨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어긋난 것은 아니지만 실효적 의미에서 임명 절차 내지는 특정 후보군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요건을 정하는 것이 좋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규정을 지킨 정도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인물의 연임이 되냐 안되냐는 직접적으로 관여할 부분은 아니지만 현재 프로세스는 완성도가 아주 높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칙을 어겼으니 수용하기 어렵다 비판하기도 어려운 중간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결국 이번 사안은 주주총회에서 판단을 받을 문제고, 함 회장이 3년을 더 이끄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어떻게 승계 구도를 만들고 미래지향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는지 등이 자기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날 '공정한 금융패러다임'을 통한 신뢰 확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거래 관행을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금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품 판매쏠림 등 시장정보를 통해 파악된 금융소비자 피해 우려 사안에 대해서는 암행 기동점검을 활용해 신속히 대응하고,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완전 판매와 대형 금융사고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에 대해 이 원장은 "본점에서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지점에 할당을 하는 '밀어내기식 마케팅'이 계속되는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든 파생결합펀드(DLF)든 사고가 안날 것이란 장담은 없다"며 "결국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작동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금융감독원 2025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