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65포인트(0.03%) 내린 2521.27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관세 우려에 2500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틀 내 미국의 관세보다 상대국의 관세가 높을 경우 이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했던 관세를 한 달 연기하며 관세 우려가 축소되고 있던 상황에서 다시 한번 관세이슈가 재점화되자 코스피도 갈피를 잡지 못한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식품과 조선, 미디어 등 분야별 관세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관세 정책의 수혜주와 악영향주를 분류하고 나섰다.
직접적으로 언급된 철강과 알루미늄 두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제강과 동국제강은 각각 3.91%, 3.77% 빠졌고 현대제철도 2%대 약세를 보였다. POSCO홀딩스 주가도 0.84% 하락했다.
과거 트럼프 1기 때에도 초기 강력한 관세 부과를 제시한 뒤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2018년 2월 미국 상무부가 53% 관세를 제안했고, 3월 트럼프 대통령이 25% 관세 부과를 시사했지만 5월 대미 수입 쿼터제에 합의하며 일단락됐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부과에 대해 "철강 업계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 수위보다는 낮은 결과가 기대된다"며 "국내 철강업계는 아직 '지켜보자'는 반응이지만 관세 정도에 따라 직접 투자까지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에 대해서는 "트럼프 1기 시절과 같이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면서도 "국내 제철사 중 미국 노출도는 현대제철이 높은 편이고, 포스코홀딩스도 멕시코 우회 물량을 포함해 약 80만톤을 수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철강을 제외한 조선과 식품 등은 관세부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식품의 경유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가 면제되고 있고, 대부분 미국 사업 비중이 낮거나 현지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과 방산부분 역시 상선은 국제적인 무관세 품목이고, 미국 조선사들과 경쟁관계도 아닌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실익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방산부문은 관세 영향이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며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은 한국 외의 다른 대안이 없고, 방산도 미국에 대한 무기체계 수출이 전무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계류의 경우 품목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현재 무관세 품목인 굴착기는 고율관세가 부과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두산밥캣은 현재 추진 중인 멕시코 공장 투자의 일정이나 규모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관세와 상관 없이 이날 상승세를 보인 종목도 있다. 유형의 제품이 없는 엔터주는 이날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고, 무형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인터넷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 업체도 관세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칩스법 논의가 재개되며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기대감에 로봇 관련주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중소형주의 투심 개선세가 뚜렷해 보인다"며 "당분간 개별 종목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멘텀을 확보한 업종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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