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 재건축 사업 '최대어'로 분류되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를 둘러싼 수주전이 치열하다. 입찰에 참여한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은 서로를 겨냥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네거티브전을 펼치고 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은 3.3㎡(평)당 600만원대의 낮은 공사비와 특화설계 등을 앞 다퉈 제시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성남시 은행동 550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30층 39개동 총 3198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약 1조2000억원이다.
사업성이 우수하다 보니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의 수주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방전까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의 홍보 내용 중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 금품 제공 등을 문제 삼으며 입찰 무효에 보증금 몰수를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포스코이앤씨는 조합 측에 '두산건설 입찰자격 박탈 및 입찰보증금 몰취 요청의 건', '두산건설 홍보관 운영 제재 요청의 건'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서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이 지난달 13일과 17일 조합에 보낸 각 공문은 조합이 정한 입찰 마감 일시인 작년 12월 30일 이후에 제출한 것"이라며 "입찰지침서 입찰 참여규정에 따라 입찰의 입찰서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유효한 입찰 제안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합 측은 지난달 24일 공문을 통해 두산건설의 행위에 대한 1차 경고를 내리고, 향후 홍보 시 조합의 사전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이례적인 조처를 내렸다. 또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두산건설 홍보 요원들이 가래떡 선물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조합 측은 지난 7일에도 입찰서류 마감일 이후 수정계약서를 조합원에게 배포하고 허위사실을 홍보했다는 이유로 두산건설에 2차 경고를 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저희가 내건 사업 제안들을 조금이라도 많은 조합원들이 이해하고 저희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대사의 비방에 개의치 않고 정직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산건설은 지난달 31일, 성남 중원경찰서에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며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두산건설 측은 "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에 대해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로 조합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실착공 후 공사비 변동 없음', '지질 여건에 따른 공사비 변동 없음', '무이자 사업비 대여 조건' 등의 내용이 입찰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분들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한 번 아픔을 겪으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 안심을 시켜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재건축 사업장을 놓고 다퉈야 하는데, 상대사 측의 '내일 망한다'는 근거없는 비방이 있었다. 조합원들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경찰에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지난 7~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2070명 중 17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는 남은 1900명 조합원 중 1036명(과반수)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올해 경기도 재건축 사업 '최대어'로 분류되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현장을 찾은 정희민(오른쪽) 포스코이앤씨 대표와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 [두산건설·포스코이앤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