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독감백신·치료제와 혈액제제를 중심으로 올해 실적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평년보다 늦게 찾아오면서 관련 실적이 1분기로 이연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주차(1월 26일~2월 1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30.4명으로 전주 36.5명 대비 소폭 줄었지만 유행기준 8.6에 비하면 여전히 3배 이상 높다. 대규모 독감 유행으로 독감 백신 반품이 줄고 독감 치료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GC녹십자가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만큼 관련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GC녹십자는 독감 치료에 쓰이는 비급여 수액 주사제 '페라미플루(성분명 페라미비르)'를 공급하고 있다. 이 의약품은 2006년 GC녹십자가 미국 바이오크리스트에서 도입해 개발한 신약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 치료제는 로슈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와 조플루자 등이 있는데 먹는 치료제는 타미플루, 주사제는 페라미플루가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타미플루는 5일동안 먹는 경구용 치료제로 상대적으로 길게 복용해야 하지만, 페라미플루는 정맥주사로 한번만 맞으면 되는 만큼 최근 소아과 등에서 처방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589억원 규모의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 페라미비르 성분 매출이 217억원으로 36.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2월말부터 독감환자 수가 늘면서 올 1분기 관련 처방의약품 매출액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GC녹십자의 독감관련 매출도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독감 백신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도 판매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독감이 보통 4분기에 유행했는데 올해는 많이 늦어지면서 페라미플루 재고 관련 매출이 1분기로 이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독감 유행이 이어지면서 1분기 내내 매출이 증가하고 독감백신도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방 차원의 독감 백신보다 치료제 수요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다.
GC녹십자는 이와 함께 올해 미국 알리글로 매출이 코페이 프로그램 운영 덕분에 늘어나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페이 프로그램은 장기적으로 투약하는 고가의약품에 대해 제약사가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상반기에 시작돼 하반기 보조금이 환급된다. 알리글로는 지난해 8월에 출시돼 코페이 프로그램 시작이 늦어졌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매출 목표로 1500억원을 잡았다. 한편 지난해 GC녹십자의 매출은 1조6798억9194만원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21억734원으로 6.8% 감소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인플루엔자 확산세가 이어지던 지난 1월 서울 한 어린이 전문 병원이 내원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