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수입단가 최대 15% 인상
"신선식품, 환율 상승시 더 큰 영향 받아"
식재료 수입 식품기업엔 원가압박 요인
업계도 "불확실성 너무 많아 대처 곤란"
"신선식품, 환율 상승시 더 큰 영향 받아"
식재료 수입 식품기업엔 원가압박 요인
업계도 "불확실성 너무 많아 대처 곤란"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102101832102001[1].jpg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
작년 12월 터진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에 미·중 관세 전쟁 여파까지 더해져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식품물가 상승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자고 일어나면 추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필두로 한 각종 불확실성 요소에 한국인의 '밥상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102101832102001[2].jpg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
당장 올 봄부터 물가 인상을 촉발할 시한폭탄들이 줄을 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의 대형마트 수입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이미 10∼15% 올랐다. 1월 신선식품지수(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가 1년 전보다 0.7% 상승한 상태인데, 해당 물량이 풀리는 오는 5∼6월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통업계는 관세발(發) 환율 변동과 국제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이 수입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제 부진에 따라 소비심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고환율 속 가공이나 일상·생활용품보다는 수입 신선 상품들이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선도 유지 등 저장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으며, 가공이나 일상용품 대비 판매가 대비 원가가 높아 환율 상승 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활랍스터 제철로 꼽히는 5∼6월에는 캐나다산 수입 단가가 30%까지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형마트 업계의 예상이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주로 수입하는 캐나다산 활랍스터는 미국산보다 시세가 10%가량 낮지만, 미·중 간의 관세 부과로 중국이 활랍스터 주 수입처를 미국에서 캐나다로 바꾸면 수입 단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호주산 소고기는 환율에 비례해 꾸준히 판매가가 상승해 이달 현재 수입 단가가 지난해 대비 15% 이상 오른 상태다. 판매가도 1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형마트에선 개별 국가 관세나 환율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바나나 산지를 에콰도르, 베트남, 필리핀, 페루 등으로 다양화해 운영하는 방법으로 대응 중이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 각 사의 물량까지 통합매입으로 매입 물량 확대를 통해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환율이 상승한 기간에도 오히려 더 낮아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축산도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지 다변화를 꾀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했던 미국·캐나다·스페인 등 돈육 외에도 네덜란드나 덴마크 등 신규 산지 돈육 운영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뿐 아니라, 음료·과자·빵 등 가공식품 물가도 심상찮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 물가지수 상승률은 2.7%로,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102101832102001[3].jpg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2%)을 웃도는 수준이다. 1450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환율은 대부분의 식재료를 수입해서 쓰는 국내 식품기업들에게 원가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이것이 해소되지 않으면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가 꺾이긴 요원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 리스크가 계속 터지면서 식품업계에선 중장기 사업계획이 의미를 상실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인상, 환율 상승 등 갈수록 커지는 대외 리스크에 초단기 대응책 수립을 만들어내느라 분주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2023년도 말과 2024년도 말 기준환율이 거의 100원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로 급등하면서 원부재료 시세와 관계없이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내수 경기가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침체된 데다가 각종 비용은 상승 일로에 있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도 모르는 상태다. 중장기 사업계획의 의미가 별로 없어서 초단기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102101832102001[4].jpg "[이슈앤포커스] \"안오른게 없다\" 고환율에 요동치는 밥상물가")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도 "국내 정세 불안,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한 게 너무 많아, 기업 입장에선 이러한 것들 모두에 미리 대처하긴 어렵다"라며 "지금은 환율이 너무 불안정해 원자재 구매 시점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내리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식품업계에선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식량가격지수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수 하락이 국내 식품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나, 어떤 원자재를 수입하는냐, 그 원자재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지에 따라 개별 기업이 받는 영향이 상이한데다, 원자재 구매에서 제품 생산·판매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지는 건 아직 먼 얘기"라며 "지금처럼 고환율 여파가 이어지면 식품물가 하락은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원부재료 가격과 차이가 있다"면서 "원부재료 가격은 유의미한 하락 추세가 아니고, 하락한다고 해도 국내에 수입되는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이미 환율이 고환율을 상수로 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물류비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 오르지 않는게 없는 상황이라 식품업계가 받는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식품 물가 상승 요인이 누적될 대로 누적됐다는 얘기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정국 혼란으로 인한 물가관리 공백기를 틈타,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24.9로 전달보다 1.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지난해 11월 127.7까지 올랐다가 작년 12월 127.0, 지난달 124.9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설탕, 유지류, 육류 가격은 내렸고 유제품, 곡물 가격은 상승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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