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다가오는 독일 총선, 국민 표심은 어디로?](http://contents.dt.co.kr/images/202502/2025021102102269061002[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다가오는 독일 총선, 국민 표심은 어디로?")
앞으로 4년간 독일의 운명을 결정할 연방의회 총선이 오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집니다. '유럽 경제의 엔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최근 10년간 대규모로 밀려든 난민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에 달해 총선 결과에 따라 국가 운영 방향이 대폭 바뀔 가능성이 큰 편입니다. 과연 독일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민심에 따라 독일은 물론, 유럽 전체의 정치적 지형도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재임 내내 지도력 부재 논란에 시달려온 올라프 숄츠 총리(사회민주당·SPD)가 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기독민주당(CDU)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 퇴진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집권을 노립니다.
숄츠 총리는 2021년 9월 총선으로 구성한 일명 '신호등 연립정부' 내에서 친기업 우파 자유민주당(FDP)과 재정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11월 의회에 신임투표를 자청하고 총선을 7개월 앞당겼습니다. 정치적 승부수라기보다 FDP의 연정 탈퇴와 신호등 연정 붕괴가 불가피해지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고 내놓은 고육지책이었지요. 연정에 남은 SPD와 녹색당의 의석수 합계가 재적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지지율만 놓고 보면 중도보수 CDU와 자매정당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최다 의석을 확보해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CSU는 바이에른주, CDU는 나머지 15개주에서 활동하며 함께 교섭단체를 꾸리는 사실상 같은 당입니다.
지난 7일 발표된 ZDF방송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CDU·CSU 연합이 지지율 30％로 선두를 지켰습니다.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20％로 2위를 달리는 가운데 SPD와 녹색당이 각각 15％를 기록했습니다. 좌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5％, FDP와 좌파당이 각각 4％였습니다.
CDU·CSU 연합은 유럽 주요국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과 잇따른 난민 흉악범죄의 책임을 물으며 SPD와 녹색당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SPD는 2021년 총선 당시 막판 대역전극을 재현하겠다고 벼르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각 정당의 정책 초점은 경제 살리기와 난민대책에 맞춰져 있습니다. CDU·CSU 연합은 법인세·부가가치세 인하와 소득세율 구간 조정 등 세제개혁으로 경기를 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신호등 연정이 대폭 늘린 시민수당(실업수당)을 다시 줄이고 2023년 중단한 원자력발전을 재개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포함한 난민에게 돌아가는 사회복지 혜택을 줄이고 불법이민자 유입을 국경에서 원천봉쇄한다는 난민 강경책도 내놨습니다.
SDP는 상위 1％ 고소득자 세금을 늘리는 대신 중산층과 저소득층 소득세는 줄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투자금액의 10％를 세금으로 돌려주고 전기차 보조금도 되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난민정책은 큰 틀을 유지하되 독일에서 범죄를 저지른 난민을 신속히 추방한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녹색당은 탄소 절감에 기여한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해 전기요금을 유럽 최저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AfD는 유로존 탈퇴와 옛 화폐인 마르크화 재도입, 화력·원자력 발전 확대와 파리기후협약 탈퇴, 난민 재이주 등을 내걸었습니다.
원내 정당들이 각자 공약을 내놨지만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모두 그대로 추진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정치구조상 특정 정당이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지 않는 한 2개 이상 정당이 공동으로 정부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대로 의석수를 배분할 경우 CDU·CSU와 SPD가 손잡아야 간신히 과반 의석수 정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연정 구성 합의에 실패하면 연방의회 선거를 다시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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