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정부 전망 1.8%보다 낮아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 불확실성 영향
"통화정책, 재정정책 경기 뒷받침 필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 불확실성 영향
"통화정책, 재정정책 경기 뒷받침 필요"
11일 KDI가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새로 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발표한 2025년 성장률 전망치(2.0%)를 3개월 만에 0.4%포인트(p) 낮춰 잡은 것이다.
KDI 전망치는 기획재정부(1.8%), 한국은행(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등보다 낮다.
대외여건에 대해서 KDI는 "올해 세계경제는 2024년에 이어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겠으나, 우리 수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반도체경기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IMF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3% 전망, 올해 원유 도입단가를 기존과 유사한 75달러(종전 74달러)로 전제하며 세부 분야별 전망을 조정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로 '수출증가세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을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모두 악화한 것을 반영해서 성장률 대부분 부문 하향 조정하게 됐다"며 "미국 정부에서 이미 관세 인상을 시작했고, 통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워낙 커지다 보니까 우리 수출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민간소비는 금리인하의 영향이 반영되는 가운데 정국 불안의 영향도 점차 완화되면서 전년(1.1%)보다 높은 1.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금리인하와 반도체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1.8%)와 유사한 2.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부진의 영향이 지속되며 전년(-2.7%)에 이어 -1.2%의 역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통상환경 악화로 전년(6.9%)의 높은 증가세를 조정하면서 1.8%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정 실장은 "수출도 보면 작년 상반기까지는 상당히 좋았고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조정되는 국면이 있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올해 비슷하게 가더라도, 성장률 자체는 하반기가 조금 높게 나오는 기술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가 축소되겠으나 내수 회복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면서 전년(990억달러)에 이어 900억달러 내외의 대규모 흑자를 예상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는 기존 전망과 유사한 1.6%로 내다봤다. 내수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환율과 유가 전제는 상향 조정되면서 비슷한 지난 전망과 비슷하게 봤다. 노동시장의 경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도 완만한 수준에 그치면서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연간 14만명에서 10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KDI는 향후 위험요인으로 통상 분쟁에 따른 경제 하방 압력을 꼽았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의 대상, 시기,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대내외 투자 수요가 축소되고 수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KDI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 분쟁과 국내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1.6%보다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통상 갈등이 더 격화되거나 정국 불안이 장기화된다면 말씀드린 1.6%보다 더 낮아진다는 의미"라며 "통화정책, 재정정책 둘 다 경기를 뒷받침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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